KDI, 내년 성장률 3.5%로 예측, 정부 전망치도 낮출 가능성 높아
1%대 저물가 지속 디플레 우려
우리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내려 잡았고, 정부도 내년 경제의 하방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저물가 공포도 내년 연간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 3.4%, 3.5%로 기존(5월)보다 0.3%포인트씩 대폭 낮춰 잡았다. 정부가 예상한 올해 전망치 3.7%와 내년 전망치 4.0%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내수가 부진하고 수출 증가세도 둔화하는 등 한국 경제가 대내외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는 이유다.
KDI는 특히 내년 경제성장률이 3.5%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내년 세계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3.7% 성장)보다 안 좋아져 올해 수준(3.3%)에 머문다면 우리 경제성장률도 3%대 초반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동철 KDI 연구위원은 “작년에 올해 경제 전망을 했을 때보다 현 시점에서 내년을 전망할 때의 불확실성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미래전략포럼에서 “경제가 2분기의 세월호 참사 이후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회복 모멘텀은 미약하다”며 “대내외 여건을 볼 때 내년도 경제 성장률에 하방리스크가 생기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이달 말께 발표할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4.0%)를 낮춰 잡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1%대 초반을 지속하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는 낮은 물가상승률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8%로 전망했는데, 내년부터 시행되는 담뱃값 인상 효과(0.6%포인트)를 제외하면 사실상 1.2%에 불과하다. 작년(1.3%)과 올해(1.3% 전망)보다 실제 물가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국제유가는 갈수록 내리막을 걸으며 물가 하락을 부채질하는 상황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더 이상 존재 의미가 없으며 원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91.28)는 전달보다 0.8% 하락하며 2009년5월 이후 6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KDI는 내년 경상수지는 인구구조 변화 등 구조적인 요인으로 올해와 비슷한 89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실업률(3.5%)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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