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스타들 검은 티셔츠 입고
코트서 인종 차별 항의 시위 동참
사회적 발언 잦은 르브론 제임스
"폭력도 앙갚음도 해결책 아니다"
에릭 가너 죽음에 의미심장한 발언
“폭력은 답이 아니다. 앙갚음도 해결책이 아니다.”
미국 프로농구(NBA)스타 르브론 제임스(30ㆍ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인종 차별시위에 대해 의미 심장한 발언을 했다. 제임스는 9일 미국 뉴욕주의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NBA 정규리그 브루클린 네츠전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제임스는 경기가 열리기 전 ‘숨 쉴 수 없어(I can’t breathe)’라고 적힌 검정색 티셔츠를 입은 채 이런 발언을 했다.
‘숨 쉴 수 없어’라는 말을 남긴 사람은 미국의 흑인 남성 에릭 가너(43)다. 에릭 가너는 지난 7월 뉴욕 백인 경찰인 대니얼 판탈레오에 의해 체포 당하는 과정에서 목 조르기를 당해 숨졌다. 또 8월 흑인 소년 마이클 브라운(18)이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체포 과정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두 사건은 인종 갈등으로 비화됐다.
제임스는“사회는 더 나아질 것이다. 하지만 하루 만에 되지 않는다. 로마 역시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날 경기는 영국의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관람하면서 더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숨 쉴 수 없어’ 티셔츠를 가장 먼저 입은 NBA 선수는 데릭 로즈(26ㆍ시카고 불스)다. 로즈는 7일 시카고에서 열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전에서 이 글귀가 적힌 검정색 티셔츠를 입고 몸을 풀었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10일 제임스의 행동에 대해 “제임스가 단순히 자기 홍보(PR)를 위해 이 문제를 다루지 않는 것은 다행”이라며 “제임스가 어떻게 사회적 발언을 하는지 배우게 됐고, 그것을 이용할 줄 알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임스가 꼭 변화를 일으켜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메시지가 사람들 사이에 퍼지게 되고 (사태와 관련한) 대화를 촉발한다면 제임스는 제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전에도 제임스는 줄곧 사회 이슈에 대해 굵직한 발언을 해왔다. 제임스는 4월 흑인 비하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도널드 스털링(80) LA 클리퍼스 구단주에 대해 “NBA에 스털링과 같은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조사 결과 스털링의 발언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NBA 사무국에서는 합당한 조처를 해야 한다”며 따끔하게 꼬집은 바 있다.
제임스는 2012년에도 흑인소년 트레이본 마틴(17)이 슈퍼마켓 보안요원이 쏜 총에 맞아 숨졌을 때도 자신의 SNS를 통해 후드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공개해 애도의 뜻을 밝혔다. 당시 마틴은 후드 티셔츠를 입어 위협적으로 비춰졌다는 이유로 총격을 당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10일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의 옷 대신‘숨 쉴 수 없어’ 티셔츠를 입은 제임스에 대한 NBA 차원의 징계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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