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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쿠아리움 누수 '설마'하고 넘길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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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쿠아리움 누수 '설마'하고 넘길 일 아니다

입력
2014.12.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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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한지 채 2개월도 안된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물이 새는 사고가 발생했다. 처음에는 한 곳에서 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어제 정부합동안전점검 결과 최소 세 곳에서 물이 샜고, 이 중 두 곳에서 계속 물이 흘러 나오고 있다고 한다.

제2롯데월드 지하 1, 2층에 자리한 아쿠아리움은 지난 10월 16일 개장했다. 연면적 1만1,240㎡에 5,220톤의 물이 채워져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족관이다. 그런데 지난 3일 내부 공간 가운데 오션터널(관람수조) 콘크리트벽과 아크릴 사이에 채워 놓은 실리콘에서 길이 7㎝, 너비 2㎜ 정도의 균열이 발생했다. 회사 측은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환경개선 작업 중’이라는 차단막을 쳐 놓고 긴급 보수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국내외 아쿠아리움에서의 미세한 누수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고, 심각한 상황도 아니다”며 나머지 수족관 구역은 일반인의 관람을 계속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무책임하고 안이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 정부합동점검에 따르면 애초 문제가 됐던 메인 수조뿐 아니라 인근의 대형 수조 양쪽에서도 물이 새고 있음이 밝혀졌다. “한 곳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생각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누수도 있을 수 있다”는 게 점검단장인 서울과학기술대 김찬오 교수의 말이다.

누수로 벽이 젖은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누수로 벽이 젖은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더욱이 수족관 바로 밑에는 주변지역 2만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15만4,000볼트급 석촌 변전소가 들어서 있다. 수족관에서 대규모 누수가 일어나면 바로 아래 지하 3, 4, 5층에 위치한 변전소에 물이 쏟아져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수족관과 지하변전소는 차단돼 있어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지만 당치 않다. 5,000여톤의 물이 담긴 수족관의 엄청난 수압을 감안하면 아무리 작은 균열이라도 커다란 재난을 불러올 수 있다는 건 상식이다.

제2롯데월드 인근에서는 그 동안 싱크홀(땅 꺼짐) 현상이 빈발하고, 석촌호수의 수위 하강 원인에 대한 조사도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감은 큰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개장한 제2롯데월드는 바닥과 천장의 균열, 금속 구조물 낙하 등 문제들이 계속 터져 나왔고, 이번 아쿠아리움 누수 사고로 사전에 충분한 안전점검을 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개장 후 한달 간 무려 360만명이 찾았다는 다중시설의 안전의식이 이래서는 안 된다. 정부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아쿠아리움 영업을 중단시키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롯데 측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지 영업에 목맬 때가 아니다.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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