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시즌이다. 추위 속에서 스피드와 스릴을 즐기는 스키와 스노보드는 조금만 부주의해도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스키장 부상을 예방하려면 ‘잘 넘어지는 기술’을 충분히 익힌 뒤 스키를 타야 한다. 부상 직후에는 ‘RICE 요법’에 따른 응급조치가 중요하다. 응급조치를 하면 큰 부상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관절 부상은 증상이 심하지 않아도 정밀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인대, 연골 손상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속으로는 손상이 진행돼 퇴행성 관절염 등 심각한 관절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스키는 무릎 보호대-보드는 손목 팔꿈치 보호대 필수
스키와 스노보드는 근력과 지구력, 균형 감각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그러나 겨울철 설원에서 즐기는 운동이다 보니 추운 날씨로 인해 근육이 수축돼 몸의 유연성이 떨어져 부상의 위험이 크다. 또 슬로프를 내려올 때 속도가 붙고 방향전환이 수시로 있어 넘어지거나 부딪히면 크게 다칠 수 있다.
소방재청에 따르면 최근 3년(10/11년~12/13년 시즌)간 스키장 연평균 이용객 655만 명 중 한 해 평균 1만714명의 부상자 발생했다. 또한 부상자는 초급코스에서 오후 시간인 12시부터 18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부상 부위는 스키는 무릎과 발목, 스노보드는 어깨와 손목이 많았다.
스키는 무릎 부상이 가장 흔한데, 이 중에서도 십자인대나 연골 손상이 가장 문제가 된다. 양쪽 다리가 고정된 스노보드는 상체에 염좌나 타박을 입는 사례가 가장 많지만 골절이나 관절 손상도 적지 않다. 점프나 회전 같은 고난이도 동작을 하다 어깨 탈구, 회전근개파열 등의 부상을 입기도 한다. 엉덩방아를 찧으며 꼬리뼈를 다치는 경우도 있고 허리디스크나 척추 골절 등의 심각한 부상을 당할 위험도 있다.
스키장에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넘어지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스노보드는 넘어질 때 손으로 땅을 짚지 말고 주먹을 쥔 채, 팔과 몸 전체로 미끄러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안전하다. 뒤로 넘어질 때는 낮은 자세로 주저앉듯이 엉덩이부터 닿으면서 등 전체로 비스듬히 눕듯이 넘어지되, 머리와 다리를 들어준다. 스키는 넘어질 때 폴을 빨리 놓을 수 있도록 손잡이를 둥글게 말아 쥔다. 넘어질 때는 양팔을 앞으로 뻗으며 다리를 모아 옆으로 쓰러지는 게 좋다. 앞으로 넘어지면 발목이나 무릎이 꺾이면서 골절이나 인대손상의 우려가 높고, 폴을 끝까지 붙잡고 있으면 폴이 지면과 충돌하면서 그 충격이 손목관절에 전해질 수 있다. 넘어지면 슬로프 가장 자리로 신속히 이동한다.
● ‘넘어지는 기술’ 익히고 ‘RICE 요법’ 기억하세요
안전장비는 스키나 스노보드의 필수장비라고 생각해야 한다. 무릎 보호대는 물론 손목과 팔꿈치 보호대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스노보드를 탈 때는 손목과 팔꿈치, 엉덩이 보호대를 착용 해야 큰 부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스키장에서 머리 부상은 흔하지는 않지만 일단 다치면 매우 위험하므로 헬멧 역시 반드시 써야 한다.
스키를 타기 전과 후에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스트레칭을 할 때는 어깨나 허리 무릎 등 큰 관절을 먼저 풀어주고 손목과 손가락 등 작은 관절도 충분히 스트레칭 해야 한다. 스트레칭 한 동작을 할 때마다 10여 초 유지, 같은 동작을 10~15차례 반복하면서 10~20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 자신의 수준에 맞는 슬로프 선택, 적당한 휴식 등의 안전 수칙도 잊지 않는다.
뜻하지 않게 사고가 났을 때는 스키장에 상주하는 전문의와 안전요원의 도움을 받아 부상 부위와 정도를 확인하고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 부상을 당했을 때는 응급조치로 ‘RICE 요법’이 유용하다. 부상 부위를 쉬게 하고(Rest), 얼음찜질을 하면서(Ice), 압박붕대를 감아(Compression), 상처 부위를 가슴 보다 높게 들어준다(Elevation).
문홍교 연세견우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응급조치로 증상이 가라 앉았다 하더라도 귀가 후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인대나 연골을 다치는 부상은 통증이 크지 않고 겉으로 증상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 관절 불안정성으로 이어지고 퇴행성관절염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환기자 spam001@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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