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살린 ‘행운의 3점포 2방’
허재(49) 전주 KCC 감독은 9일 서울 SK전을 앞두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허 감독은 “김태술이 7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허리를 다쳤다. 김효범도 그 다음날 바로 3년에 한 번 올라오는 허리 통증이 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전 포인트가드와 슈터를 엔트리에서 제외한 채 경기에 나선 KCC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맹활약하던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이 3쿼터 도중 발목을 다쳤다. 타일러 윌커슨을 제외하고는 믿을 만한 선수가 없었다. 더구나 상대는 2위를 달리는 서울 SK. KCC를 살린 건 행운의 3점포 2방이다.
KCC는 이날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SK를 82-72로 꺾었다. KCC는 70-71로 뒤진 종료 2분31초 전 공격 제한 시간에 쫓겨 던진 김태홍의 3점슛으로 전세를 뒤집었고, 73-72로 앞선 종료 1분50초 전에는 김지후가 버저 비터 3점슛을 꽂았다. 승기를 잡은 KCC는 이후 윌커슨이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연승을 달린 9위 KCC는 시즌 성적 8승16패로 8위 창원 LG를 1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KCC가 연승을 거둔 것은 10월25일 3연승 이후 45일 만이다. KCC는 또한 2년간 이어진 SK 원정 8연패를 끊었다. 윌커슨이 31점 10리바운드로 돋보였고, 하승진은 발목 부상 전까지 15점 1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지후와 정희재는 각각 13점, 11점씩을 보탰다.
허재 감독은 경기 후 “부상자가 많은 가운데 승리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승진은 “부상 때문에 벤치에 앉아 있는 동안 마음이 불편했는데 동료들이 매우 잘해줘 고마웠다”며 “리바운드와 궂은 일을 하려고 한발 더 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2연승이 끊긴 SK는 시즌 6패(17승)째를 떠안아 선두 울산 모비스와의 격차가 2경기로 벌어졌다. SK 박상오는 정규시즌 통산 3,500점을 프로농구 47번째로 달성했지만 팀 패배에 빛을 잃었다. 잠실=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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