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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성의 경력단절 고리 끊어야

입력
2014.12.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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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력단절 여성은 2013년 상반기 기준 195만5,000명이라고 한다. 경력단절 여성은 20세에서 54세 사이의 기혼 여성 중 결혼, 임신, 출산, 육아, 자녀교육 등의 이유로 직장이나 일을 그만두고 취업하고 있지 않은 여성이다. 이 분석을 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하면 20~54세의 기혼여성 971만명 중 취업하지 않은 여성은 406만명이며 비취업 여성 중 경력단절 여성은 48.1%를 차지한다. 일하지 않는 기혼 여성 2명 중 1명은 가정일 때문에 그만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유엔 경상가격 기준으로 2012년 2만3,052달러이니 경력단절 여성 숫자와 1인당 GDP를 곱하면 450억달러, 50조원에 이른다. 단순하게 보면 50조원의 손실이 매년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2013년도 국가예산이 342조원이니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발생하는 이유는 가정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력단절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력단절 자체를 막기 위한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 근무시간과 장소를 유연하게 해 일ㆍ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하는 유연근무제와 정시 출퇴근, 임신ㆍ출산ㆍ육아를 위한 휴직과 휴가 및 지원, 성차별과 성희롱 없는 직장분위기, 공정한 인사관리, 일ㆍ가정 양립을 지지하는 개방적인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이를 위한 각종 법ㆍ제도의 도입 측면에서는 발빠르게 대처하는 편이다. 그러나 기업 현장에서의 실제 활용 정도는 매우 낮아 제도 도입과 활용 간에 괴리가 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편차도 심해 실제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35세 이후에는 육아를 마친 기혼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재진입하기 시작하지만 복귀가 어려워 하향 취업하거나 포기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다시 일하는 것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요청된다.

새로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알선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지식과 스킬, 능력 등 역량 개발과 함께 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동시에 필요하다. 일의 성과가 나려면 적합한 직업역량과 일에 대한 높은 동기부여,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고루 갖춰져야 한다.

경력단절 중장년 여성의 재취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어느 한 가지 문제만 해결해서는 안 된다. 이들의 역량개발과 동기부여, 정보제공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진단과 처방이 올바로 이뤄져야 한다. 직업적성을 찾아 능력을 개발하고 적합한 취업정보 제공과 취업알선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취업성공패키지’ 서비스는 올바른 방향성을 갖고 접근하고 있으며 경력단절 후 복귀를 원하는 여성들이 관심을 갖고 활용할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의 1단계는 취업상담과 적합한 직업탐색, 2단계는 직업훈련과 인턴십 등을 통한 역량개발과 창업지원 등 직업능력과 직장적응력 증진, 3단계는 구인처 탐색과 동행면접 등 집중적 취업알선 등 통합적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사용자 편의를 위해 원스톱 지원을 하고 프로그램 참여자와 이들을 고용하는 기업에게 지원금이 주어지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여성 외에도 저소득층과 청ㆍ장년층도 이용할 수 있다.

수요자인 기업 측면에서도 여성인력 채용에 적극적인 자세로 이들이 경력단절 없이 장기적으로 근무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직장분위기를 조성하고 공정한 인사관리와 경력관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 책임자인 최고경영자와 현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일선관리자가 진정성 있게 여성인력 활용에 대해 깊이 있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갈수록 더 요구될 것이다. 사람 밖에는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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