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9일 “국무위원의 직책은 국민을 대신하고 또 그 실행이 나라의 앞날을 좌우하기 때문에 모든 언행이 사적인 것이 아니다”고 국무위원 언행의 중요성을 이례적으로 강조했다. 이를 두고 언론인터뷰를 통해 사실상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우회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무위원은) 국민을 바라보고 행하는 그런 사명감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국무위원 여러분은 개인의 몸이 아니라 국민을 대신해 맡은 분야의 일을 하는 분들”이라면서 “그런 사명감에 불타서 하는 직책 수행의 근본적인 바탕은 국민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경제활성화 지원 법안 등 민생법안의 시급한 처리와 내년에 본격 시작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강조하면서 나온 것이어서 국무위원의 역할과 책임 강조를 통해 내각의 분발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박 대통령이 국무위원의 직무가 아니라 언행의 신중함을 유달리 강조한 것은 유 전 장관의 처신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 전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인사청탁 등은) 항상 김종 문체부 2차관이 대행했다. 김 2차관의 민원을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V(대통령을 지칭)를 움직여 지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히면서 ‘정윤회 동향’ 문건 보도 이후 이른바 비선실세들의 인사개입 의혹에 불을 지폈다. 유 전 장관은 또 박 대통령이 직접 문체부 국ㆍ과장을 거명하며 교체를 지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유 전 장관을 우회적으로 겨냥하는 한편, 다른 국무위원들한테도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면서 내각 다잡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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