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가 검찰로 송치된 가운데 그가 무송타호(武松打虎)의 고사가 얽힌 곳에 수감돼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홍콩의 시사 평론가인 허량량(何亮亮)은 9일 봉황TV에 출연, “저우융캉이 현재 산둥(山東)성 양구(陽谷)현에 수감돼 있다는 소식도 있다”며 “이 곳은 무송타호의 고장”이라고 말했다. 무송타호란 소설 ‘수호지’의 영웅 호걸 중 한 명인 무송이 주막에서 술 열 여덟 사발을 마신 뒤 고개를 넘어 가다 호랑이가 나타나자 이를 맨손으로 때려 잡았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사자성어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초 반(反)부패 투쟁을 시작하며 “호랑이(고위 부패 관료)와 파리(하위 부패 관료)를 한꺼번에 때려 잡아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무송이 호랑이를 때려 잡은 것처럼 시 주석도 저우융캉이란 호랑이를 때려 잡았다는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그러나 저우 전 서기가 수감된 곳은 친청(秦城)감옥일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베이징시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창핑(昌平)구의 이 감옥은 주로 거물 정치인이 수용되는 시설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의 셋째 부인 장칭(江靑),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정적 천시퉁(陳希同) 전 베이징시 서기 등이 이곳을 거쳤다. 현재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도 이 곳에 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곳의 내부는 공개된 적이 없지만 수감자는 화장실이 달린 독방과 침대를 제공받고 죄수복도 입지 않은 채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증축을 했지만 시 주석의 반부패 투쟁이 이어지며 수감자가 늘어 또 다른 고위층 전용 감옥이 신축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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