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지난 11월 22명의 시리아 포로들을 동시에 참수시키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 동안 공개된 참수 중 가장 끔찍한 장면이었다. 이 영상은 ‘비록 불신자들은 경멸하지만’(Though the Unbelievers Despise It)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유포되었다.
미국의 테러 연구 기관인 트랙(TRAC)과 영국 내무부 지원을 받고 있는 싱크탱크 퀼리엄(Quilliam)은 이 영상을 장면 별로 분석했다. 제작 기법, 인질과 살인범의 신원, 계산된 폭력행위의 의미에 대해 알기 위해서였다. CNN은 이 연구 결과 일부를 8일 보도했다.
TRAC에 따르면 이 영상은 제작하는데 적어도 약 2억2,000만원이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장편 영화와 비슷할 정도의 높은 품질을 위해 고화질(HD) 카메라를 사용해 여러 번 촬영한 뒤 편집했다. 또 IS 대원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아 신원의 명확한 구별이 가능하다. 다양한 인종과 국적을 가진 22명의 대원들은 똑같은 위장무늬 군복을 입고 있다. 서방 인질들을 죽이면서 영국 언론에 ‘지하드 존’이라고 알려진 대원이 이 집단은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대원 중 한 명은 프랑스 출신 무슬림 ‘막심 오샤르’로 알려졌다. 일부 국가들은 자국 국민이 영상에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영상에 드리워진 조명과 그림자는 여러 곳에서 영상이 4~6시간에 걸쳐 촬영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렬로 위치한 살인범들과 포로들의 순서도 바뀐다.
영상의 어떤 장면에서는 IS 대원들이 서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들 중 두 명은 마이크를 부착하고 있으나 음성은 기록되지 않았다. 녹음된 목소리를 촬영 뒤 삭제했기 때문이다. 대원 중 세 명은 영상에서 보이지 않도록 애를 썼다. 이들은 장면이 전환되는 짧은 순간에만 볼 수 있다. TRAC은 영상에서 유일하게 방한모를 착용하고 마스크를 쓴 대원을 이 집단의 수장 ‘지하드 존’의 대역으로 보고 있다. 공습을 당할 때 ‘지하드 존’을 보호하기 위해 미끼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김지수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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