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선원 4명은 자격 미달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사조산업 501오룡호(사진)가 법적으로 반드시 승선시켜야 하는 선원을 일부 태우지 않은 채 출항했고 선장 등 핵심 선원 4명의 자격이 법정 기준에 못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해양안전경비서는 오룡호 한국 선원 11명 가운데 선장을 포함한 핵심 선원 4명의 자격증이 선박직원법이 정한 해당 직책 기준에 못 미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선박직원법에 따르면 오룡호 선장은 선박직원법상 2급 이상의 해기사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하지만 김모(46) 선장은 3급 면허로 자격 미달이다. 또 2등 항해사 김모(24)씨는 해기사 면허 5급 소지자로 오룡호에서 3등 항해사 역할만 할 수 있다. 기관장 김모(53)씨도 오룡호에서 2급 이상 기관사 면허가 필요한데도 3급 기관사 면허를 갖고 있으며, 1등 기관사 김모(63)씨 3급 이상으로 정한 법 기준에 미달하는 4급 기관사 면허 소지자다.
해경안전서 관계자는 “오룡호는 총 1,753톤에 엔진출력 3,238㎾(1,619㎾ 엔진 2대)여서 ‘총 톤수 500톤 이상, 엔진출력 3,000㎾이상 6,000㎾ 미만’ 선박에 대한 승무기준을 적용했을 때 핵심 선원 4명이 직책에 미달하는 자격증을 소지한 채 배를 탔다”고 설명했다.
오룡호가 법적으로 반드시 승선시켜야 하는 기관부 선원 4명 중 2명을 태우지 않고 출항한 사실도 밝혀졌다. 사조산업이 사고 당일인 1일 공개한 승선원 명부에 따르면 오룡호의 선원 명단에는 기관장과 1등 기관사만 있을 뿐 2, 3등 기관사는 아예 없다. 선박직원법에는 엔진출력 3,000㎾ 이상 6,000㎾ 미만 원양어선의 경우 기관부 최저 승무기준은 기관장과 1, 2, 3등 기관사 4명이다. 기관부 필수선원 중 절반을 태우지 않은데다, 나머지 절반조차 자격 미달이었던 것이다.
선박직원법은 선박의 종류와 규모에 따라 갑판부, 기관부, 통신부의 최저 승무기준을 정해놨는데 이는 선박의 안전운항을 담보하는 필수 인원이다. 특히 2, 3등 기관사가 승선하지 않은 것은 선박이 안전하게 항해할 준비가 안 된 상태라고 할 수 있어 침몰 원인은 물론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여부와 범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조산업 측은 “2, 3등 기관사 없이 출항한 것이 맞다”며 “해당 자격이 있는 선원이 없어서 대신 다른 직책의 선원이 그 역할을 겸임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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