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부품 조달이 오래 걸리는 고급 외제차 사고는 자동차보험사에게 애물단지다. 수리기간 동안 동급의 차량을 대여해 주려면 배(수리비)보다 배꼽(렌트 비용)이 더 큰 경우가 많다. 때문에 흔히 보험사들은 수리비용을 추정해 현금(미수선수리비)으로 건네곤 하는데 최근 들어 이런 ‘외제차 미수선수리비’가 보험사기의 단골 표적이 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은 2011년부터 올 4월까지 3년간 외제차 의심 사고 사례를 집중 분석한 결과, 중고 고급 외제차로 총 687건의 고의 보험사고를 낸 후 보험금으로 41억9,000만원을 챙긴 사기 혐의자 30명을 적발해 검찰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적발된 혐의자들은 경미한 사고를 자주 내면서 미수선수리비를 집중적으로 챙겼다. 현금을 받은 뒤, 값싼 중고부품으로 고치거나 아예 수리 하지 않고 차액을 남기는 식이었다.
친구 4명이 서로 짜고 4대의 외제차를 돌려가며 16번이나 추돌사고를 내 8,300만원을 미수선수리비로 챙기는가 하면, 외제 중고차 딜러 1명은 23건의 고의사고로 혼자 5,600만원을 남겼다. 낡은 중고 외제차에 고가의 사제튜닝 제품을 달고 사고를 내 미수선수리비를 더욱 부풀린 사례도 적발됐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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