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지역까지 6,000가구나 되는 대규모 주택단지인 경북 포항시 우현지구에 초등학교가 없어(본보 9월11일자 14면) 주민들의 불편을 겪는 가운데 빨라도 2017년은 돼야 개교할 수 있게 됐다.
포항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최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열린 우현지구 학교부지 소유권이전 무효청구소송 조정이 결렬됨에 따라 연내 착공이 불가능하게 됐다. 학교건립은 예산이 확보되더라도 행정절차를 밟고 설계 등에 1년, 공사에 1년 등 2년은 족히 필요하다. 교육청이 “2016년 3월에 개교하겠다”고 한 약속은 지킬 수 없게 됐다.
이날 조정에는 학교부지를 공사비 대신 건설사에 넘긴 포항 우현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 조합 관계자와 부지 매입사, 교육지원청 관계자 등이 참석해 조정에 나섰지만 합의해 실패했다. 건설사는 감정가대로, 교육청은 조성원가 매입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때문이다. 조성원가는 48억5,500여만 원이지만, 교육청이 2011년 실시한 예비감정가는 97억 원이나 된다. 그 사이 지가상승을 고려하면 차이는 더욱 커진다.
학교부지 매입을 둘러싼 갈등은 교육청 등이 학교부지 매각을 방치했다가 감정가로 매입해 학교를 지으려던 계획이 감사원 감사에서 문제가 되자 뒤늦게 조성원가 매입에 나서면서 불거졌다. 부지를 매입한 건설사는 감정가를 고수하자 법령상 조성원가로 매입해야 하는 교육청이 매매 자체를 무효화 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조정이 결렬됨에 따라 조만간 1심 선고가 나겠지만, 그 결과에 대해 양쪽 모두 승복할 가능성은 희박해 소송의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포항교육지원청은 2014년 3월 개교에서 2016년 3월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법원도 개교가 시급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재판을 신속히 진행하고 있다”며 “1심에서 교육청이 승소할 경우 피고 측이 항소하더라도 내년 중에는 항소심 선고가 나고 그 사이에 설계를 진행하면 2017년 개교일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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