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시장의 동성애 반대 발언 문제" 사과 등 촉구하며 면담 요구
성소수자 단체들이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과 서울시민인권헌장 선포를 주장하며 서울시청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서울시가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명시한 인권헌장 폐기를 결정하고 박 시장이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하 무지개행동)은 7일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시장의 사과와 입장발표, 인권헌장의 선포, 인권헌장 제정 과정에서의 혐오폭력 방관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며 6일 오전 11시부터 시청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내 첫 동성결혼식을 올린 김조광수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장은 “박 시장은 서울시민 인권헌장을 합의하라고 하는데 인권은 합의해야 하는 대상이 아닌 보편적인 가치”라며 “예정대로 오는 10일 세계 인권선언기념일에 서울시민 인권헌장을 선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영신 시민모임 즐거운 교육상상 집행위원장도 “일부 진보진영에서는 차기 대권주자인 박 시장의 발목을 잡지 말라고 말한다”며 “‘인권은 목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절박한 문제를 양보하라고 말하는 이들이 불의의 세력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염형국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인권과 정의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아는 박시장은 더 이상 혐오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해 강구하지 말고 인권 가치를 지향하는 시장으로 돌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성소수자 단체뿐만 아니라 정의당, 노동당, 통합진보당, 녹색당, 민주노총,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등 정당과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우리의 존재를 합의하지 말라’등의 피켓을 들고 “혐오는 폭력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무지개행동은 박 시장과의 면담이 이뤄질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 인권헌장을 선포 할 수 없다는 서울시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박 시장과의 면담 일정은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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