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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인공관절도 3D프린터 시대 환자 맞춤형 수술로 정확도 2배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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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인공관절도 3D프린터 시대 환자 맞춤형 수술로 정확도 2배 '업'

입력
2014.12.0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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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이미지로 사전 모형 제작

수술 부위ㆍ삽입 위치 정밀도 높여

퇴행성관절염 말기까지 진행된 65세 이상 고령 환자가 대상

1. 수술 1~2주 전 CT 또는 MRI로 무릎 관절의 모양과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한다.
1. 수술 1~2주 전 CT 또는 MRI로 무릎 관절의 모양과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한다.

2. 컴퓨터를 이용해 환자의 무릎을 3D 입체영상으로 만들어 환자의 무릎 모양을 재현한다.
2. 컴퓨터를 이용해 환자의 무릎을 3D 입체영상으로 만들어 환자의 무릎 모양을 재현한다.
3. 3D프린터를 이용해 인공관절이 정확하게 삽입될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 절삭유도장치(가이드)를 제작한다.
3. 3D프린터를 이용해 인공관절이 정확하게 삽입될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 절삭유도장치(가이드)를 제작한다.
4. 환자 맞춤형 수술도구를 이용해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한다.
4. 환자 맞춤형 수술도구를 이용해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한다.
5. 재활치료 뒤 일상생활로 복귀한다.
5. 재활치료 뒤 일상생활로 복귀한다.

인공관절 수술에서도 3D프린터 시대가 열렸다. 무릎뼈 인공관절 수술 시 대량 제작된 인공관절을 대충 끼워 넣는 게 아니라 3D프린터로 절삭 범위 등을 환자 맞춤형으로 설계,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합병증 발생은 크게 줄이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됐다. 이른바 ‘3D프린터를 이용한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의 등장이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 시 의사들이 맞는 어려움 중 한 가지는 환자의 무릎 관절 모양과 구조를 절개 이후에야 비로소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막상 무릎을 열었더니 실제 모양과 손상 정도가 사전 예측에서 빗나가는 않는 경우 여간 낭패가 아니었다. 이런 경우 의사들은 무릎을 절개한 채로 절삭범위 등을 다시 계측하고 손상 부위를 다듬느라 식을 땀을 흘려야 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공관절을 삽입할 위치를 다시 잡기 위해 관절 부위를 절개하느라 무릎 인대와 근육, 힘줄 등 주변 연부조직이 손상될 위험을 떠안아야 했다. 수술시간이 길어지면서 폐부종, 하지정맥혈전증, 폐색전증 등 합병증 위험이 덩달아 높아졌다.

이 같은 문제점을 대거 해소한 것이 3D프린터의 활용이다. 3D프린터 이용이 치과와 성형외과에 이어 정형외과 분야로 발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방식은 이렇다. ①수술 1~2주 전 컴퓨터단층촬영(CT) 또는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무릎 관절의 모양과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한다. ②환자 무릎을 3D 입체영상으로 만들어 환자의 무릎 모양을 재현한다. ③3D프린터를 이용해 환자의 연골 병변 두께, 모양, 하지정렬에 맞는 인공관절모형과 인공관절을 정확하게 삽입할 수 있도록 하는 수술도구인 절삭유도장치(가이드ㆍguide)를 제작한다. ④모형관절을 통해 환자의 무릎 연골 두께와 모양을 정확히 관찰해 수술계획을 세우고, 이미 제작한 맞춤형 수술도구로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한다.

3D프린터의 이용에 따라 수술의 정확도가 2배 이상 높아졌다. 수술 전 3차원 이미지를 통해 환자의 무릎 모양과 중심축을 정밀하게 파악하고 수술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수술 중 미리 제작된 절삭유도장치를 통해 잘라낼 손상 조직의 위치와 각도를 정확하게 정할 수 있게 되면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특히 인공관절을 다리 중심축에 정확히 들어맞게 끼움으로써 절개 부위와 수술시간이 줄어 드는 등의 이점이 따라왔다. 기존의 긴 수술시간에 따른 합병증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 수술 후 이물감이 적어 보다 자연스러운 관절운동이 가능하며, 인공관절의 수명을 5~10년가량 연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 수술법은 2009년 미국에서 처음 적용됐다. 국내에서는 2010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이후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전 세계에서 지난해 기준 4만례가량 시행됐을 만큼 보편화 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퇴행성관절염으로 망가진 무릎뼈를 대체하는 수술이다. 제 기능을 잃은 관절과 뼈 일부를 잘라낸 뒤 인공관절을 남아 있는 뼈 속에 삽입 후 단단하게 고정한다.

퇴행성관절염은 노년의 삶을 갉아 먹는 대표적인 복병이다. 한국 중년 여성의 대다수가무릎 퇴행성관절염에 시달리고 있다. 오랜 기간의 가사 일로 무릎연골이 닳고, 폐경에 따른 호르몬 변화로 연골이 약해지면서 퇴행성관절염의 덫에 걸려 든다. 퇴행성관절염은 재생되지 않는 연골의 특성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커지고, 심지어 다리 모양이 ‘O자형’으로 휘어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퇴행성관절염 초ㆍ중기에 치료시기를 놓치고 극심한 통증을 보이는 말기까지 진행된 경우라면 기존 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꿔 주는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김용찬 강동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무릎 인공관절의 수술 시점을 묻는 질문에 “주로 재수술의 부담이 없는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들에게만 수술을 권하고 있다”고 했다. 연세사랑병원 제공
김용찬 강동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무릎 인공관절의 수술 시점을 묻는 질문에 “주로 재수술의 부담이 없는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들에게만 수술을 권하고 있다”고 했다. 연세사랑병원 제공

인공관절의 수명은 환자의 몸 상태, 활동량, 수술 정확성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보통 15년이다. 인공관절의 수명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수술 시점을 잘 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용찬 강동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수술 시점과 관련, “주로 재수술의 부담이 없는 65세 이상의 고령 환자들에게만 수술을 권하고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퇴행성관절염 말기는 연골이 다 닳아 뼈와 뼈가 맞닿는 상태로, 통증이 극심해 걷기 힘들고 다리가 휘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며 “수술 후에도 꾸준한 재활운동을 통해 근력을 강화하고 무릎 기능을 회복시켜야 원활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했다.

인공관절 수술법은 재질과 디자인 개선에 이어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쪽으로 발전해왔다. 인공관절의 내구성 문제가 불거지자 세라믹 재질이 나왔고, 무릎 구조의 해부학적 차이가 거론되면서 여성용 개발이 뒤따랐다.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려는 노력은 내비게이션과 로봇수술의 개발로 이어졌다. 앞으로의 진화 방향은 환자 맞춤형이다. 고용곤 강남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인공관절의 진화는 앞으로는 수술도구가 아니라 개개인의 무릎 모양에 따른 환자맞춤형 개발이 초점이 될 것”이라 했다. 고 원장은 3D프린터를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환자의 무릎 모양과 손상 정도를 사전에 정확하게 파악해 수술의 오차를 줄여 주기 때문에 조직손상이나 출혈이 적다”며 “인공관절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하지정렬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어 인공관절 자체의 수명 연장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송강섭기자 eric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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