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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 건설사 발 담글까 말까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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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 건설사 발 담글까 말까 고민 중

입력
2014.12.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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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육성 의지에 새수익모델" 업체들 사업성 긍정적 검토 단계

공공임대 늘리기는 한계상황, 수급 조절 임대리츠 절충안 부상

사업자 금융 지원·증여세 감면 등 "적극적인 유인책 필요"목소리

광주 광산구 광주 첨단2지구에 작년 4월 중공된 '사랑으로 부영' 임대주택 전경. 부영 제공
광주 광산구 광주 첨단2지구에 작년 4월 중공된 '사랑으로 부영' 임대주택 전경. 부영 제공

“주택 시장이 매매에서 임대 위주로 바뀌고 있어 민간 임대주택 시장 진출이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생각은 갖고 있다. 하지만 막상 뛰어들자니 따져볼 게 너무 많다”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주택을 건설하는 주택임대사업 진출을 두고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시장을 키우기 위해 각종 당근을 제시하고 나선 데다 주택사업의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자금 조달부터 수익률 확보, 건설 후 관리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시장이 활성화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민간 임대주택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사업성을 검토 중이다. 최근 정부가 서민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민간 임대주택사업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건설사들이 임대주택 공급을 하는 기업형 민간임대시장을 키우겠다고 나선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한 대형건설사의 주택사업본부장은 “오래 전부터 고민하던 문제이긴 하지만 정부가 시장을 키우고 지원을 해준다고 해서 긍정적으로 검토를 시작한 단계”라고 말했다.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업형 민간임대시장을 육성하자는 것이 정부의 기본 취지”라며 “현재 부영건설이 1,000세대, 2,000세대 규모로 임대시장에 뛰어드는 방식을 참고해 임대시장을 키우자는 취지”라며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임대를 목적으로 주택을 짓는 건설임대주택을 하는 사업자를 육성하겠다는 의미인데, 이 같은 건설임대주택은 정부지원 여부에 따라 공공과 민간으로 나뉜다. 현재 한국의 공공 임대주택은 총 97만5,000호로 전체 주택 중 5.2%(공공 임대주택 비율) 정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1.5%)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100만호 가량의 임대주택을 추가로 지어야 OECD 평균에 도달할 수 있다.

문제는 공공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를 담당해왔던 토지주택공사(LH)가 막대한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탓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LH의 자금사정 악화로 이미 계획된 공공 임대주택의 건설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며 “그런 점에서 임대주택 건설에서 민간의 참여가 확대될 수밖에 없고 건설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임대시장이 발달한 일본의 경우 토지를 직접 매입해 도심에 고급 임대주택을 지어 공급하는 ‘미쓰이 부동산’등 자금력이 풍부한 종합부동산회사들이 많다.

다만 부영처럼 직접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기업들이 당장 쏟아져 나오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 ‘수급조절 임대리츠’라는 일종의 절충안을 제시한 상태다. 국민주택기금과 민간사업자가 공동으로 리츠를 설립한 후 공공분양주택용지를 매입, 8년짜리 민간임대주택을 짓는 방식이다. 임대리츠 의무임대기간은 8년이지만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 4년 만에도 분양전환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민간임대 1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경기 동탄2신도시 A14블록을 시범사업지로 선정해 1,135가구 규모의 임대아파트를 수급조절 임대리츠로 공급한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이 사업에는 대우건설과 GS건설을 비롯한 대형사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이 회사들이 최종적으로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정부의 요구대로라면 사업성을 내기 쉽지 않다는 게 건설사들의 입장이다. 당장 건축비만 해도 임대아파트의 경우 3.3㎡당 200만원대로 분양 아파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임대료를 높일 경우 임대주택의 취지가 흐려진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익을 실현하려면 분양전환을 해야 하지만 최대 8년이란 점도 결코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단독으로 임대주택을 하자니 수도권 등에 저렴한 토지를 확보할 수 있는지부터 임대 후 관리문제와 수익을 낸 것에 대한 법인세는 어떻게 되는지 등 걸리는 문제가 많다”며 “리츠 방식으로 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긴 하지만 이것도 3~4%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기업들의 참여 여부는 정부의 지원책에 달린 게 아니냐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도 임대주택 수요가 늘어나자 1999년 임대주택공급촉진법을 제정하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각종 금융지원 및 수요자에 대한 세제·금융혜택을 제공하면서 민간 임대사업을 육성했다. 미쓰이부동산 같은 대형 업체들이 나온 것도 이 같은 정책 지원 덕분이라는 평가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일본이나 주요 선진국에서는 임대주택 투자 수익 확보 차원에서 임대주택의 상속증여세 감면제도 등 다양한 조세 감면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며 “임대용 주택을 공급하고 임대운영을 하는 건설기업을 확대하는 것이 임대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선결과제인 만큼 획기적인 유인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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