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경찰 정보업무 심각한 차질
알림

경찰 정보업무 심각한 차질

입력
2014.12.06 04:40
0 0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정윤회 동향 보고서’ 유출 경로로 지목돼 3일 실시된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압수수색과 분실 직원 전원의 휴대폰 압수로 인해 경찰의 정보 업무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민감한 시기에 잘못 나섰다가는 큰일난다’는 몸사리기까지 합쳐지면서 분실 직원뿐만 아니라 일선 정보 경찰의 활동까지 크게 위축되고 있다.

현재 본청 및 서울청 산하 정보분실은 물론이고 일선 정보 경찰에게까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함구령이 내려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청 정보분실 소속 한 직원은 5일 “청와대 문건과 관련해 ‘알려고 하지도 말고 누구와도 접촉하지 마라’는 지시가 떨어져 통상적인 지시ㆍ연락 사안 외엔 수집 활동을 자제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서울청 관계자도 “분실 직원들은 아예 연락이 두절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정보분실도 이번 압수수색으로 인해 당분간 민감한 정보수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분실의 침체된 분위기는 일선 경찰서로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 서울 일선서 정보과의 A 경위는 “의욕이 떨어져 정보관들이 사무실에 엎드려 있거나 자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다가 해양경찰이 해체된 것처럼 정보과도 공중분해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마저 돌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경찰 정보가 위축되면 정보의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2000년 폐지된 일명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에서 일했던 B 정보관은 “정보분실에서 담당하는 고위 공직자 및 대통령 친ㆍ인척 동향 파악은 반드시 필요한 일인데, 이런 업무 영역이 사라지고 검찰이나 국가정보원 정보에만 의존하게 되면 정보 왜곡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똥은 경찰 수뇌부로 향하고 있다. 경찰 조직이 자체 감찰 등을 통해 진상 규명에 앞장섰다면 검찰 수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만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불만이다. 구은수 서울청장은 앞서 “현직 경찰이 주요 조사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나서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며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직 경찰청장 C씨는 “수사 결과 문건이 경찰의 공모 유출로 드러날 경우 지휘부도 책임소재 논란에 휩싸일 것”이라며 “지휘부의 방관 속에 문건 유출에만 이목이 집중되는 사이 경찰 고유 업무가 침해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