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문체부 국·과장 교체 관련...유 "정윤회·문고리 권력 개입
朴대통령 '나쁜 사람' 발언도 사실"...靑 "유 장관이 적임자로 교체" 반박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정윤회씨를 포함한 이른바 ‘문고리 권력’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를 반박했지만 박근혜정부 막후 실세들의 권력투쟁 의혹이 인사 개입 논란으로 번지면서 국정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승마협회 감사를 담당했던 문체부 국장 등의 좌천성 인사에 대해 “정윤회씨 쪽 입장에서는 상대방만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 것을 (문체부가) 안 들어주고 자신까지 대상이 되었다고 해서 괘씸한 담당자들의 처벌을 (대통령에게)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5월 승마선수인 정씨의 딸이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과정에 특혜가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승마협회를 감사한 바 있다. 유 전 장관은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자신을 청와대 집무실로 불러 감사 담당자인 노모 국장과 진모 과장의 이름을 거명하며 “나쁜 사람이라 하더라”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 “어디서 들었는지 대충 정확한 정황 이야기”라고 증언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유 장관이 (체육계 비리 척결의)적임자로 교체인사를 한 것”이라며 유 전 장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지난해 체육계 비리가 주요 사회문제가 돼서 대통령이 비리 척결을 지시했다”면서 “하지만 (문체부)담당 간부의 소극적 대처로 부진하다는 보고를 받고 장관에게 적폐 해소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자신의 중도 사퇴 이유로 거론되는 청와대 갈등설에 대해서도 “(인사 청탁 등은) 김종 차관이 대행했고, 김 차관의 민원을 이재만 비서관이 V(대통령을 지칭하는 듯)를 움직여 지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진선 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의 갑작스런 사퇴에 대해서도 “(김종ㆍ이재만 등의) 인사 장난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관련 사실을 부인하며 유 전 장관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만약 이재만 비서관과의 사이가 언론에 나온 대로 사실이라면 사퇴하겠다”며 이 비서관과는 한 번 만났다고 주장했다.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그것(박 대통령의 인사교체 요구)이 잘못된 것이라 판단했으면 하지 말았어야지, 물러나서 이제와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7일 새누리당 지도부 및 당 소속 예결특위 위원들과 함께 청와대 오찬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비선실세’ 의혹을 언급할지 주목된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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