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초 핀란드에서 국민 캐릭터로 대접받는 ‘무민’인형을 사기 위해 던킨도너츠 시청점을 찾았습니다.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요정을 캐릭터로 만든 것인데요, 도넛을 8개 이상 사면 3,000원, 케이크를 구매하면 2,000원에 인형을 살 수 있다고 해서 출시되자마자 매장을 들렀는데 모두 품절돼 구매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두 세 군데 매장에 전화를 했더니 입고되는 날이 따로 있으니 미리 전화를 하고 방문하라는 조언을 하더군요.
던킨도너츠에 따르면 행사 시작 이틀 만에 무민 1차 물량은 5만2,000여개가 모두 동나서 4일부터 일부 매장에 추가로 들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인형을 받으려면 도넛을 먹어야 하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30%정도 증가했다고 하네요.
맥도날드도 인형 마케팅으로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헬로키티 한정판, 올해 5월 슈퍼마리오 시리즈 판매에 이은 행사인데요. 지난달 말 오후 4시 전국 매장(매장당 50세트)에서 5만5,000원(제품 구매 시 3만5,000원)짜리 인형 6종을 판매했는데 물량을 전년보다 2배 많게 준비했지만 6종짜리는 하루 만에 모두 팔렸고, 이후 인형 단품(개당 8,000원, 제품 구매 시 5,000원)판매를 시작했는데 역시 대부분 팔렸다고 합니다.
아이스크림업체 나뚜루도 아이스크림과 함께 헬로키티 인형 2종과 담요를 세트로 구성해 판매 중이고요. 스타벅스는 2일부터 700여개 매장에서 은으로 제작한 20만원짜리‘실버 스타벅스 카드’를 1만장 선보였는데 현재까지 5,000장 정도 팔렸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만 선보이는 데 10만원이 충전되어 있어서 실버 카드를 10만원에 구매하는 셈으로 상당한 가격이지만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사은품의 원조격인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빵집들은 올해 인형이나 담요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한때 스키장에 가면 동물 모양의 모자가 큰 유행을 끌기도 했을 정도로 크리스마스가 되면 케이크 사은품 경쟁이 치열했는데요, 한번 쓰고 버리게 되고 실용성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사은품에 대한 인기가 사라지면서 올해는 미리 구매하면 할인해주거나, 크리스마스 캐롤 음원을 주는 것으로 대체했다고 하네요.
이처럼 ‘사은품=공짜’공식을 깬 유료 한정판 사은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사은품의 품질도 그만큼 좋아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아이들뿐 아니라 점차 증가하고 있는 키덜트(아이와 어른을 합친 신조어)도 한 몫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제 있으나 마나 한 공짜 사은품은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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