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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유가… DLS '원금손실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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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유가… DLS '원금손실 공포' 확산

입력
2014.12.0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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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등 원자재 투자 상품 투자손실 구간 진입 늘어

유가 60달러 아래로 떨어질 땐 원금 손실 1000억원 이를 듯

저금리 여파에 급격히 팽창했던 파생상품들이 국내 대형주들의 주가하락에 이어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원금 손실(녹인ㆍKnock-in)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투자했지만 시장변동성이 커지자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초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100달러가 넘었던 서부 텍사스산(WTI) 원유 선물은 이날 67.91달러로 거래되며 30%이상 하락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도 배럴당 69.92달러로 올 초보다 30%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 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로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지는 모습이다.

유가하락은 국내 투자시장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원유 등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이 줄줄이 녹인 구간에 진입한 것이다. DLS는 주가지수, 이자율, 통화, 환율, 금, 은, 원유 등 다양한 기초자산에 투자해 정해진 조건이 충족되면 약정한 수익률을 제공해주는 구조의 투자상품이다. 금리나 채권 등에 투자해 원금을 보장하기도 하지만, 원자재 DLS는 시장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올해 4월 WTI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삼성증권 729호’ DLS는 발행 당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4.3달러로, 녹인 조건 65%에 발행됐다. 하지만 이달 들어 가격이 기준가 대비 63% 수준인 66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브렌트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삼성증권 449호’, ‘삼성증권 440호’ DLS도 원유 가격이 7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녹인에 진입했다. 올해 6월 배럴당 100달러를 호가했을 당시 발행됐던 ‘대우증권1736호’, ‘우리투자증권 1689호’ DLS도 현재보다 가격이 1,2달러 더 하락하면 녹인에 진입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원유 가격이 60달러 미만으로 떨어진다면 원금 손실을 입게 되는 DLS의 발행금액이 약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 은 등 귀금속 관련 DLS도 이미 상당수가 손실을 입었다. 2012~2013년 은 가격이 1온스(28.35g)당 33달러 안팎이었을 때 발행된 DLS 상당수가 최근 만기를 앞두고 가격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은 가격이 18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면 녹인 구간에 진입하는 DLS 물량이 약 3,000억원이라고 추정했다.

저금리 대안으로 각광받았던 주가연계증권(ELS)과 DLS가 잇따라 ‘녹인 공포’에 휩싸이면서 좀더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녹인 공포’ 우려가 있는 상품인데 만기가 짧다면 환매하는 게 낫고, 만기가 1년 이상 남았다면 보유해서 가격 추이를 보는 게 좋다”며 “원자재 등 시장변동성이 큰 상품들은 수익률이 높은 만큼 리스크가 높으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지금보다 가격이 더 하락하지 않으면 일정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ELS나 DLS와 같은 상품은 가격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머물러야 수익이 난다”며 “가격이 폭락했을 때 이 추세가 자칫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섣불리 투자했다간 피해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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