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전 선발된 19개 팀...전문 멘토 6명의 도움받아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수화 디자인 응용한 의류...빛을 이용한 어른 장난감 등
지난해 말 네이버에 등장한 ‘독챙이의 팔딱팔딱’은 20, 3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 유명한 화장 전문 블로그다. 이화여대 국문학과 4학년생인 김진경씨가 직접 자신의 얼굴을 모델 삼아 화장법을 소개해 하루에 6,000명이 방문하고, 화장법 문의 쪽지가 하루 1,000건 이상 쇄도했다.
이를 눈여겨 본 김 씨는 서울여대 콘텐츠디자인학과 4학년생 김효주,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생 이정연씨와 함께 올 5월 미스피커라는 회사를 차리고, 화장법을 소개하는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메이큐’를 개발했다. 이들이 9월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시험삼아 공개한 ‘메이큐’는 독특하다.
자신의 얼굴형, 사용하는 화장품 종류 등을 선택하면 여기 맞는 화장법을 단계별로 소개하는 맞춤형 화장 앱이다. 김 씨는 “스마트폰용으로 개발된 252개 미용 앱 중 유일하게 여대생이 만들었다”며 “대한민국 여대생을 위한 앱”이라고 자부했다.
김 씨는 이를 다듬어 내년 초 정식 앱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날씨, 지역, 나이에 따라 차별화된 화장법을 추천하도록 개선 중”이라며 “화장품 회사 등과도 협력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2일 서울 혜화동의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열린 콘텐츠코리아랩 1기 발표회는 메이큐를 비롯해 톡톡 튀는 사업 아이디어를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발표회를 가진 19개팀은 4개월 전 기발한 상상만으로 선발돼 전문 멘토 6명의 도움을 받아 현실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승화시켰다. 이들의 기발한 사업은 ‘곰플레이어’를 만든 배인식 전 그래텍 창업자, 영화 ‘악마를 보았다’를 제작한 조성원 씨즈엔터테인먼트 대표, 애니메이션 ‘뽀로로’로 유명한 신창환 스튜디오게일 대표, 다음카카오 상생센터의 이창훈 부장, 디즈니 애니메이션 더빙 음악감독을 지낸 이나리메씨 등 6명의 멘토가 도왔다. 배인식 씨는 “어디서도 보기 힘든 독창적인 아이디어들”이라며 “사실상의 숨은 창조경제를 발굴한 셈”이라고 말했다.
로봇 개발자 도임록씨가 만든 일명 구걸 로봇은 앞에 사람이 나타나면 감지기로 얼굴, 키, 어깨넓이 등 체형을 분석해 게임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투력을 부여한다. 대신 자신의 전투력을 확인하려면 로봇 앞에 놓인 빈 그릇에 100원을 기부해야 한다. 도 씨는 “돈보다 로봇의 재미있는 기능을 알리고 싶어 개발한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이효복씨의 ‘알맹이’는 빛을 이용한 어른들의 장난감이다. 이 장난감은 발광다이오드(LED) 블록을 퍼즐처럼 연결해 다양한 그림을 만들 수 있다. 실제 그림처럼 정교하지는 않지만 여러 형태를 연결하면 빛나는 그림 형태가 완성된다. 이 씨는 “앞으로 충격이나 소리에 반응해 빛이 달라지도록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각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수화를 디자인에 이용한 의류도 등장했다. 크리에이티브 리액티브팀이 만든 ‘디어 맥거핀’은 각종 단어를 수화로 형상화해 의류 디자인에 적용했다. 한글의 자음을 도깨비 캐릭터로 만든 ‘두두리’, 자음과 모음을 다양한 도형으로 변형한 ‘이상한 언어’ 등은 한글도 충분히 캐릭터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밖에 의류나 가구에 숨어 있는 진드기를 전기 충격으로 태워 잡는 이색 진드기 청소기,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피곤하다’는 발상에서 현대인들의 힘든 삶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조조’등은 기발한 발상으로 참석자들의 웃음과 갈채를 받았다.
글ㆍ사진=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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