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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막후실세 파워게임, 찍어내기 횡행했다

입력
2014.12.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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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욱·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경질… 박지만·정윤회의 입김 작용說

박지만, 정씨와 암투서 밀린 모양새 "정윤회 문건도 투쟁 진행형 방증"

정윤회씨(왼쪽)와 박지만 EG 회장. 한겨레신문 제공,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윤회씨(왼쪽)와 박지만 EG 회장. 한겨레신문 제공,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전격 교체된 장경욱 전 기무사령관 및 후임 이재수 전 사령관의 임명 및 경질 과정에 박근혜 정부 막후 실세들의 파워게임이 작용했다는 정황이 관련자 증언 등을 통해 드러났다. 국가정보원 등의 인사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 측과 청와대 동향보고서 파문 주인공인 정윤회(59)씨 그룹 간의 피도 눈물도 없는 막후 권력투쟁의 그림자가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장 전 사령관은 3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박 회장과 고교 및 육사 동기(37기)인 이재수 전 사령관의 행적을 조사하다 전격 경질됐다는 지적에 대해 “기무사가 군인들의 행적을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저 꼭대기에서는 잘 모른다. 그 밑에서 다 서로 나눠먹기를 한다. 하여튼 나쁜 사람들이다”라면서 “여전히 기무사에는 (박 회장의) 가까운 측근들이 있다”고 기무사 내의 파워그룹 간 갈등구조를 시사했다.

육사 36기인 장 전 사령관은 지난해 4월 기무사령관에 임명됐지만 6개월 만인 10월 석연치 않은 이유로 경질됐다.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능력이나 자질이 기무사 개혁 발전을 시키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장 전 사령관이 박 회장과 가까운 육사 37기 장성들의 행태를 감찰하고, 당시 국방장관 등의 측근 챙기기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직보했다 미운털이 박혀 경질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장 전 사령관 후임에 박 회장 친구인 이 전 사령관이 임명되면서 ‘박지만 라인의 군부 요직 장악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후임인 이 전 사령관도 임명된 지 1년도 안 된 지난 10월 전격 경질되면서 박 회장이 권력투쟁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박 회장은 이 전 사령관에게 “나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위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파워게임설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내 박지만 인맥의 부침은 최근 ‘정윤회 문건’ 파문을 계기로 박 회장과 정씨의 권력암투설로 재조명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군부 인사는 물론 청와대, 국정원 인사에서 박 회장 라인이 줄줄이 밀려난 배경으로 두 막후 실세의 권력투쟁을 지목했다. 정씨와 정면충돌을 벌이고 있는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도 박 회장 인맥이라는 점에서 막후 실세들의 투쟁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은 이날 박 회장 및 조 전 비서관과 친분이 있던 국가정보원 국장이 정씨 측과의 갈등으로 좌천됐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신 의원은 “지난 8월 국정원 1급 A국장의 인사가 청와대 개입으로 일주일 만에 뒤바뀌고 2선으로 밀려났다”면서 “A국장이 조 전 비서관과 만나면서 청와대 비서관들과 관련된 첩보를 제공하면서 정씨 측 사람들과 각을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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