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같은 5반, 12반 이승민, 5반인 김정훈과 10반 권대현
사총사 모두 의예과 지원할 계획...서울 은광여고도 졸업생 1명 포함 만점자 4명
대구 경신고에 경사가 났다. 3일 발표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전국의 만점자 29명 가운데 4명이 이 학교에서 배출되며 학교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경신고의 만점자는 5반의 이승민(17), 김정훈(18), 10반의 권대현(18), 12반의 이승민(18) 군으로 4명 모두 자연계에 지원한 학생들이다. 5반에는 학생 34명 중 만점자가 두 명이나 나왔고, 한 학교에서 동명이인의 만점자가 생겨난 기록도 세웠다.
전국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수능 전과목 만점자는 인문계열에서 8명, 자연계열에서 21명 배출됐다. 대구 경신고와 함께 서울 은광여고도 재학생 황소영, 김현지, 최희원 양, 졸업생 최서영 양 등 자연계에서만 4명의 만점자를 배출했다.
2011년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해 신입생을 받은 경신고는 자사고 전환 이후 두 번째 치른 이번 수능에서 4명의 만점자를 배출해냈다. 1966년 상업전수학교에서 출발한 경신고는 1979년 인문계로 전환했다. 인문계 전환 직후은 1980년대부터 경신고는 많은 수의 학생을 명문대에 보내면서 신흥 명문 고교로 떠올랐다. 90년대 이후부터는 지방의 일반고교에서는 드물게 40명이 넘는 학생들을 서울대에 진학시키기도 했다.
경신고가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좋은 학업 성과를 낸 원인으로는 선의의 경쟁과 학생 간 소통을 강조하는 학풍을 꼽을 수 있다. 친구를 통해 자극 받고, 서로 배우고, 경쟁하는 분위기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성용(56) 경신고 교장은 “학생들이 입버릇처럼 ‘친구가 참 좋다’는 말을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뛰어나 좋은 결과를 받았지만 그 뒤에는 시너지효과를 만들어내는 학풍이 있다”고 말했다.
만점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5반의 이 군은 “1,2학년 때는 교과서를 바탕으로 개념을 다졌고 3학년 때는 문제풀이에 집중했다”며 “수학의 경우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문제지를 풀었다”고 말했다.
김 군의 경우 수학과 과학은 문제풀이, 영어와 국어는 주말을 이용해 학원강의로 보충했다. 김 군은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곧 바로 선생님과 친구들한테 물어서 궁금증을 풀었다”고 말했다. 권 군은 교과서와 참고서로 개념을 다진 후 다양한 문제풀이를 통해 사고력을 넓혔다. 권 군은 “흐름을 기억하면 세부적인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며 “빈 노트에 단원 전체의 내용을 흐름에 따라 정리하면서 공부했다”고 말했다.
12반 이 군의 학습법은 독특했다. 암기과목인 국어와 영어, 이해과목인 수학과 과학 과목을 각 1시간씩 교차로 공부, 집중력을 높였다. 이 군은 “과목의 성격이 다른 것을 감안, 1시간 단위로 바꿔가며 공부하니 머리에 쏙 들어왔다”고 말했다.
대구 경신고 ‘만점 사총사’는 모두 의예과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 군은 만점을 맞았지만 탐구2를 선택하지 않아 서울대가 아닌 다른 대학 의예과에 원서를 넣을 작정이다. 나머지 3명은 모두 서울대 의예과로 진학할 것이라고 밝혔다.
12반 이 군은 수능 10일 전에 엉덩이에 종기가 생겨 수술을 받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수술의 아픔을 극복하며 만점 투혼을 발휘했다. 5반과 12반의 이 군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절친이기도 하다.
대구=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배유미기자 yu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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