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소행성에서 물질 채취에 성공한 일본의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야부사2’가 3일 우주로 향했다. 지난 달 30일 악천후로 발사가 연기된 지 3번만이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은 이날 오후 1시 22분께 하야부사2와 소형 위성 3개를 실은 H2A 로켓 26호기를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우주센터에서 발사했다. 하야부사2는 오후 3시9분 태평양 상공 890㎞ 지점에서 H2A와 분리에 성공,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하야부사2는 일본의 초대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를 개량한 것으로, 지구에서 3억㎞ 떨어진 소행성 ‘1999JU3’에서 각종 물질을 채취하는 것이 임무다. 1년 가량 지구 주변을 돌며 준비작업을 거친 뒤 2015년 말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 소행성 항해에 나선다. 2018년 6,7월께 소행성에 도착, 탐사에 나서는데 지구로의 귀환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으로 예정돼있다. 전체 이동거리는 52억㎞에 달한다.
소행성 ‘1999JU3’는 생명의 근원과 관련된 유기물과 물을 머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하야부사2는 소행성 표면에 지름 10㎝가량의 순동 탄환을 쏘아 크레이터(분화구)를 만든 뒤, 내부 물질을 채취하는 고난도의 임무를 수행한다. 미네르바라는 소형 로봇을 통한 소행성 탐사도 병행한다.
JAXA 관계자는 “생명의 근원인 유기물과 바닷물은 소행성 충돌에 의해 지구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며 “채취한 물질을 분석하면 생명의 기원은 물론 태양계의 역사를 해명하는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JAXA는 2003년 발사한 하야부사가 엔진 등을 고장으로 소행성 물질을 대량 채취할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 2호기 성능을 대폭 확충하는 데 공을 들였다. 엔진 출력은 25% 높이고, 통신 장애 개선을 위해 두 개의 고성능 평면 안테나를 설치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했다. 개발에 2년6개월이 걸렸고, 발사비를 포함한 개발비는 290억엔이 들었다.
2003년 5월 발사된 하야부사는 소행성 이토카와의 표면암석 1,500여개를 채취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후 궤도 이탈, 통신 두절 등 난관과 고장이 거듭 발생한 끝에 예정보다 3년이 지난 2010년 6월 지구로 귀환했다. 일본은 온갖 역경속에서도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하야부사를 ‘희망의 상징’으로 치켜세우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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