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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유독 우울한 이유 ‘계절성정서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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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유독 우울한 이유 ‘계절성정서장애'

입력
2014.12.0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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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만 되면 유난히 우울한 기분을 느끼고 삶의 의욕을 잃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영국의 정신과 의사인 노먼 로젠탈은 이러한 증세를 ‘계절성정서장애’(SAD)로 정의하고 현대인 다수가 이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BBC가 2일 보도했다.

로젠탈은 1984년 SAD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해 세상에 알렸다. 그에 따르면 SAD는 빛의 양이 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나타난다. 특히 수면욕이나 식욕, 성욕 그리고 기분과 활동성 정도를 조절하는 뇌의 일부는 빛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겨울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로젠탈은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강의하며 따뜻한 기후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부터 혹독한 겨울 기후인 북동부 유럽으로 이동해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이 연구를 위해 3년 간 움직이며 겨울부터 여름까지의 변화를 관찰했다”며 “사람들은 겨울에 시무룩한 경향이 있었고 행복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SAD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 중에는 겨울에 덜 행복하다는 기분을 갖는 데서 나아가 일을 아예 할 수 없을 정도로 무기력을 느끼기는 이들도 있다고 로젠탈은 전했다.

SAD보다 얕은 수준으로, 특히 겨울에 주로 나타나는 증상인 ‘겨울 우울증’을 겪는 이들도 많다. 영국 의사인 사라 자비스는 “겨울 우울증은 상당히 흔한 증상”이라면서 “우리들 대부분은 겨울이 되면 기분의 변화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영국인의 3~5%가 SAD를 겪고 8명 중 1명 꼴(12.5%)로 겨울 우울증 증세를 보인다. 미국인도 전체 인구의 6%가 SAD를 겪고 14%는 겨울 우울증에 시달린다. SAD 환자들은 2년 이상 우울증을 겪고 두통에 시달리며 지속적으로 잠만 자는 경향성을 보이는 반면, 겨울 우울증 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무기력을 느끼거나 옅은 편두통을 앓는다.

로젠탈은 SAD나 겨울 우울증 등을 겪는 이들이 전기 빛을 통해 일정부분 회복이 가능 하다고 설명한다. 빛 치료는 오래 전부터 정신 치료에 이용돼 왔는데, 과거 히포크라테스는 사람들에 햇빛을 쬐게 하는 방법으로 정신과 치료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전구를 부착한 상자 앞에 앉아 일정 시간 빛을 쪼이는 등의 방법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일상 중 책상에 올려놓는 스탠드나 벽에 붙여 놓은 전구 등을 이용하는 법도 있다.

SAD협회 회원 중 하나인 헬렌은 “전세계 사람들은 매일, 매 시간에 인위적으로 맞춰가고 있다”며 “계절과 우리 자신의 연결성, 그리고 일상 생활의 진짜 리듬을 찾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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