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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잘못이라 말할 뿐, 좌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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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잘못이라 말할 뿐, 좌파 아닙니다"

입력
2014.12.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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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 타이틀곡 '빨갱이' '폭도가'

"요즘 한국사회 할 말 많은 상황"

호란이 부른 감성 발라드 곡도 눈길

옐로우몬스터즈의 멤버 최재혁(왼쪽부터), 이용원, 한진영. 이용원은 "아티스트가 자기 소신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지만 거기에 너무 몰입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우리의 방식으로 중심을 잡고 음악을 하겠다"고 말했다. 올드레코드 제공
옐로우몬스터즈의 멤버 최재혁(왼쪽부터), 이용원, 한진영. 이용원은 "아티스트가 자기 소신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지만 거기에 너무 몰입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우리의 방식으로 중심을 잡고 음악을 하겠다"고 말했다. 올드레코드 제공

"저희도 정치적이거나 종교적인 이슈에서 자유롭고 싶죠. 그런데 그게 안 되잖아요. 지금 (한국 사회가) 제대로 된 상황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저희들끼리 작업하면서 했던 이야기들을 그대로 가사로 옮긴 겁니다."(최재혁)

기타 이용원, 베이스 한진영, 드럼 최재혁으로 구성된 3인조 록 밴드 옐로우몬스터즈가 발매한 새 미니앨범 '더 밴'은 트랙리스트만 봐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타이틀곡으로 선정된 '빨갱이'와 '폭도가'는 제목 자체만 봐도 내용을 쉬이 짐작할 수 있다. '빨갱이'와 '폭도'는 다른 의견을 내놓는 이들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 위해 남용되는 단어들이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앨범을 냈다”는 옐로우몬스터즈의 이번 앨범은 2014년 한 해 동안 이어져 온 극심한 좌우 분쟁을 상기시킨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을 들으신 분들이 저희한테 좌파가 아니냐, 이런 말씀을 하시죠. 하지만 저희가 누구 편을 드는 건 아니에요.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음악을 전체적으로 들어 주셨으면 좋겠어요.”(이용원)

실제로 이들의 음악에는 정치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이 드러난다. 수록곡 '목 잘린 살모사'에서 이들은 음악계의 부조리와 종교계의 타락에 분노를 토해냈다. 옐로우몬스터즈의 음악에 분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애틋한 감성도 있다. 발라드곡 '디어'는 클래지콰이의 일원으로 유명한 호란이 불러 큰 주목을 받았다.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옐로우몬스터즈의 음악과 호란의 목소리가 맞아떨어졌다. 최재혁은 “우리도 녹음할 때까지는 괜찮은 줄 몰랐다”며 “녹음하고 나서 무조건 이번 음반에 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도 시도할 생각이다. 최재혁은 “우리와 생각이 맞는 래퍼와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옐로우몬스터즈의 음악은 팬들 사이에서 ‘옐몬 스타일’로 통한다. '어떤 음악을 하겠다'고 먼저 생각하기보다 밴드를 결성하고 함께 연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들만의 색을 만들었기에 얻을 수 있는 칭호다. 직설적인 가사, 강렬한 멜로디 전개 등 여러 특징을 열거할 수 있겠지만 이들은 이런 규정이 어색하다고 한다. “다들 다른 밴드를 하다가 만나서 시작한 밴드잖아요. 멤버들이 각자 좋아하는 음악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에게 영향을 많이 받아요.”(한진영)

옐로우몬스터즈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공연이다. 음악이 강렬해서 그런지 팬들도 기가 세다. 쉬는 시간 없이 연속으로 50분 공연할 때도 있지만 오히려 팬들에게서 더 큰 에너지를 받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 달에 2, 3회는 꼭 공연을 한다. 이용원이 대표를 맡은 음악 레이블 ‘올드레코드’는 잦은 공연을 소화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프리즘홀을 인수해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 5일 단독공연과 28일 올드레코드 소속 밴드들이 함께 공연하는 ‘레이블 쇼’를 진행할 계획이다. 13일과 14일에는 대구와 부산 공연도 예정돼 있다.

4년 전 다른 밴드 소속으로 활동하던 이들은 곡의 가치를 점점 낮게 평가하는 음원 산업 구조에 지쳐 대안을 모색하던 중 만났다. 새로운 밴드로 의기투합한 이들이 고민 끝에 내놓은 대답은 결국 음악이었다. “앨범 만들고, 공연하고.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죠. 업계에 대한 고민도 했지만 결국 할 수 있는 걸 즐겁게 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렇게 달리고 달리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겁니다.”(한진영)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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