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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모뉴엘서 '뒷돈 월급' 전 무역보험公 임원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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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모뉴엘서 '뒷돈 월급' 전 무역보험公 임원 구속

입력
2014.12.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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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가족 명의 차명계좌 통해 매달 수백만원씩 4년간 억대 수수

대출 보증서 발급에 영향력 대가로 아들 취업도 청탁… 최근까지 일해

전직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 본부장이 1조원대 허위수출 파문을 일으킨 가전업체 모뉴엘로부터 4년 간 월급 형태로 매달 수백만원씩 억대의 뒷돈을 받은 사실이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임원은 뇌물을 받기 위해 가족 명의의 계좌를 동원했는가 하면 모뉴엘에 자녀의 취업까지 요구해 관철시켰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 임원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2일 구속했다.

이날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이모(60) 전 무보 무역진흥본부장은 박홍석(52ㆍ구속기소) 모뉴엘 대표로부터 2011년부터 최근까지 가족 명의의 차명계좌를 통해 매달 수백만원씩을 고문료 명목으로 받아 챙겼다. 2011년은 이 전 본부장이 무보에서 퇴직을 한 시점이다. 이씨는 “모뉴엘이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려면 무보의 지급보증이 필요한데, 보증 업무를 담당하는 팀원들이 내가 데리고 있던 사람들이라 잘 얘기해줄 수 있다”며 상납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가 이렇게 받은 뒷돈이 1억5,000만원 정도가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무보의 전신(全身)인 수출보험공사에서 법무실장과 감사실장을 지내기도 했던 이씨는 본부장으로 재직할 때 모뉴엘에 대한 보증 업무를 담당하는 중소중견기업사업1부를 총괄했다. 당시 모뉴엘은 허위 수출 신고와 무보 보증을 바탕으로 은행권 대출을 받아야 기업이 유지될 정도로 재정 상황이 열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뉴엘에 대한 무역보험공사의 보증규모는 2010년 588억원에서 이듬해 1,838억원, 2012년에는 3,624억원으로 매년 급증했다. 모뉴엘은 허위 수출채권을 근거로 대출보증을 받았고, 모뉴엘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무역보험공사가 떠안게 된 대출은 3,25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씨는 보증서 발급에 영향력을 행사해주는 대가로 금품과 별개로 모뉴엘에 아들의 취업까지 청탁했던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씨의 아들은 인사담당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모뉴엘에 취업했고, 최근까지 근무하다 모뉴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뉴엘의 금융권 로비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김범기)는 이씨를 포함해 최근 허모 무보 부장과 서모 한국수출입은행장 비서실장, 이모 전 수출입은행 모스크바사무소장 등 4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들은 모두 지급보증이나 대출한도를 늘려달라는 청탁과 함께 모뉴엘로부터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모뉴엘이 보증 업무 관련 실무자들에게 접근해 뇌물을 준 일이 있는지 등 수사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수사 착수 직전 미국으로 도피한 정모 영업총괄부장이 모뉴엘에 대한 지급 보증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행방을 추적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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