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중국은 외국대학에 문호를 개방하는 정책을 펴왔다. 그 결과, 중국 내에는 541개의 합작대학이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독립법인 3개, 단과대학 형태 31개, 프로그램 형태 507개가 있다. 이 중에서 상하이뉴욕대학은 독립법인 형태의 합작대학으로 뉴욕대학의 여덟 번째 해외 캠퍼스이다. 지난해 8월 첫 신입생 모집에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5,100명이 지원해 1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필자가 상하이뉴욕대학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들의 선진적 교양교육 형태와 우수한 교수진, 그리고 글로벌한 수업방식 때문이다.
우선 상하이뉴욕대학의 교양교육과정은 매우 선진적이다. 졸업 후 세계 어느 나라에서 일하더라도 적응할 수 있도록 핵심역량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추어 편성하고 있다. 이 대학의 교양교육의 기간은 2년이다. 그 기간 동안 언어, 사회 및 문화기초, 글짓기, 수학, 과학 등 사회에서 필요한 핵심적인 기초지식을 확실히 교육시킨다. 교양교육을 최고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교양수업 담당교수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우수한 펠로우를 초빙하고 있다. 수업반 편성도 독특하다. 교수와 학생비율을 1대8로 소규모반을 원칙으로 함으로써 학생과 교수간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한 학기는 반드시 뉴욕대학의 해외캠퍼스에서 공부하도록 하여 국제 마인드를 함양토록 하는 점도 특징적이다. 교수진도 뉴욕대학 본교 이상의 수준을 지니도록 하기 위해 교수의 40% 이상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초빙한다.
이런 상하이뉴욕대학은 한국대학이 나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첫째, 대학교육의 기본을 어디에 둘 것인지의 문제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글 한 줄 쓸 줄 모르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대학들이 교양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요원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상하이뉴욕대학이 2년간의 교양교육을 통해 핵심역량을 기르겠다는 발상은 신선하다. 대학 졸업 후 어느 직장을 가든 그 직장이 필요로 하는 지식은 바로 핵심역량이기 때문이다.
둘째, 어떤 유형의 인재를 길러야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제사회 속에서 생존하려면 로컬형 인재가 아닌, 국제화된 인재를 필요로 한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인재를 길러내고 있는가? 그런 측면에서 상하이뉴욕대학의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교육과정의 운영과 국제마인드 함양교육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셋째, 세계형 인재 양성을 위해 어떻게 유능한 교수를 초빙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세계형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국제 감각이 있는 교수를 초빙해야 한다. 특히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교수를 많이 초빙해야 한다. 당연히 이러한 노력을 위해서는 대학 내부 구성원의 개방적 인식과 인사제도 개편 등 체제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상하이뉴욕대학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좋은 교수를 초빙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이런 노력이 결국은 상하이뉴욕대학 발전의 기초가 되고 있다.
하룻밤만 자고 나도 바뀌는 것이 지금의 세상이다. 세상이 하나로 묶여 있어 한 국가, 한 개인이 홀로 생활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그런 환경에 적합한 인재가 필요하다. 바로 세계가 요구하는 역량과 정신을 가진 인재이다. 현재 우리 대학들은 이러한 인재 양성의 도전을 받고 있다. 이제라도 상하이뉴욕대학의 사례로부터 문제해결의 열쇠를 찾아보자.
구자억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한중교육교류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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