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의 대규모 정리해고에 반발해 309일간 크레인 농성을 벌였던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지지하는 ‘희망버스’를 기획했던 송경동(47) 시인 등에게 1심에서 일부 유죄가 인정됐다.
부산지법 형사합의6부(부장 신종열)는 2일 희망버스를 기획한 송씨에게 징역 2년, 희망버스 행사와 시위에 참여했던 정진우(45·노동당 부대표)·박래군(53·인권운동가)씨에게 벌금 500만원과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른 사건으로 재판 받는 송씨에 대해 방어권이 필요해 현재 보석 상태를 취소할 필요는 없다는 이유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송씨는 2011년 5월 인터넷 카페에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크레인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던 김 지도위원을 지지하기 위해 전국에서 버스를 타고 부산에 모이자는 ‘희망버스’를 제안, 같은 해 6~10월 모두 5차례 집회와 시위를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송씨에 대해 1,2차 희망버스 시위과정에서 폭력행위(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와 교통방해행위(일반교통방해), 영도조선소 침입(공동주거침입) 등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으나 3∼5차 희망버스에 대해서는 집회와 시위의 주최자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상당 시간 교통에 지장을 주고 다중의 위세를 이용해 정당한 공권력을 무력화시켜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크게 해친 점 등을 종합하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씨 등은 “희망버스 집회와 시위는 부당노동행위에 분노한 시민의 자발적인 연대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누구의 지시에 따라 진행된 것이 아니다”며 선고결과에 불복해 항소의사를 밝혔다.
송씨는 2011년 희망버스 시위 당시 김 위원이 농성 중인 크레인으로 가자고 시위대를 선동해 이 과정에서 저지에 나선 경찰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국가와 경찰에 1,500만원을 물어줘야 한다는 민사소송 1심 판결도 받은 바 있다.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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