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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From humor to Wit (유머와 위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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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From humor to Wit (유머와 위트 사이)

입력
2014.12.0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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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 Popular Phrases)

위트(wit)와 유머(humor)는 다르다. 유머는 누구나 부담 없이 즐겁게 듣고 웃을 수 있는 것이지만 위트는 때로 날카롭고 기지 넘치며 상대에게 비수처럼 날라올 때가 있다. 그래서 wit를 clever remarks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에 대한 가장 좋은 일화는 영국의 Churchill과 Nancy Astor라는 첫 여성의원이 나눈 대화다. Astor는 미국 태생으로 미국인과 결혼했지만 이혼하고 영국으로 건너가 정치인과 결혼해 자신도 정계에 진출했는데 어떤 dinner party에서 식탁 건너편의 Churchill을 보고 “If you were my husband, Winston, I’d poison your coffee!”라고 말을 했고 Churchill은 이에 “Nancy, if I were your husband, I’d drink it. I may be drunk, Miss, but in the morning I will be sober and you will still be ugly”라고 응수했다고 한다. 때때로 독설이나 촌철살인의 유머가 용인되는 게 서양 사회지만 이들의 대화를 보면 Churchill의 응수가 장군멍군이 아니라 한 방 멋지게 되받아친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작가 Mark Twain은 날카롭게 말하기로 유명한데 어느 날 아내가 하루 종일 바가지를 긁어대자 “You have heard the words, my dear, but you will never master the tune”라고 말했다. 내 말은 분명히 들었을 것이지만 그것은 가사에 불과한 것이고 그대가 내 곡까지 마스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완곡하게 무시해 버렸다. 직설적으로 말싸움을 했더라면 부부 싸움이 됐겠지만 witty한 대꾸였던 것이다. 프랑스의 사상가 Voltaire의 친구들은 그를 모임에 불러내 철학 좀 그만하고 세상사 얘기도 하고 어울리라고 했다. 볼테르는 한 번 나가서 색다른 경험을 했는데 두 번째 초대를 받자 “Ah no, my good friends, once a philosopher, twice a pervert”라고 말했다. 한번 어울리는 것은 철학자로서 할 일이지만 두 번 나가면 변절자가 되는 것이라며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롭게 거절한 것이다. 영국의 극작가 Oscar Wilde는 28세의 젊은 나이에 이미 유명했는데 미국과 캐나다에 초청돼 70여곳에서 강연을 하기로 했다. 입국심사장에서 “Anything declare?(세관 신고한 것 있나요?)”라는 영사관의 질문에 “I have nothing to declare but my genius(하나도 없지만 천재성은 있습니다)”라고 응답한 것이 역사적 어록이 됐다. 한국의 정치에도 인신 공격보다 위트와 유머가 넘쳐 이를 지켜보는 국민이 즐겁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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