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과 ‘정기예금’은 일반적으로 대부분이 잘 알고 있는 전통적인 은행 상품이면서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다소 진부하게 느껴지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목돈을 만들고 또 굴릴 수 있는 방법으로 적금과 정기예금은 그 활용 가치가 큽니다. 금융상품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이 두 상품, 특히 이율에 대해 여러분들은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있나요? 오늘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두 상품의 이율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보통 정기예금의 이자율보다는 매월 적립하는 적금의 이자율이 더 높습니다. 그렇다면 정기적금의 이율이 더 높으니 정기예금보다 금리를 더 많이 준다고 생각해도 될까요? 예를 들면 이런 경우입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가 ‘연 2%’라고 할 때 같은 기간 정기적금의 금리는 ‘연 3%’를 준다고 가정해 봅시다. 설명의 편의를 위해 1년간 월100만원씩 입금하는 적금과 이와 동일한 원금인 목돈 1,200만원을 1년 동안 정기예금에 넣어두는 경우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세금은 제외하구요. 이 경우 1년이 지난 만기 시점에서 어떤 상품이 더 유리한 걸까요?
우선, 정기예금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1,200만원을 연 2%로 1년간 예치했으니까 1년 후 원리금은 세전 1,224만원이 됩니다. 다음으로 1년 만기 연 3% 정기적금의 경우를 볼까요? 적금의 경우 매월 발생하는 원리금을 3%가 아닌 한 달 치 이율인 0.25%로 계산해서 합하면 1년 후 세전 적금만기 시 원리금은 1,219만5,000원이 됩니다. 즉, 정기예금보다 표면적으로 이율은 높지만 실제 지급받는 이자는 더 적은 것이죠. 그 이유는 ‘목돈’이 아닌 ‘분할된 금액’이 ‘매월’ 들어가기에 예치기간에 따라 받게 되는 이자가 차이 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1년짜리 세전 금리 연 2% 정기예금과 동일한 금액을 받기 위해선 같은 기간 적금금리가 얼마여야 할까요? 계산을 해보면 대략 연 3.69%일 경우 거의 동일한 금액을 만기에 수령 받게 됩니다.
여기까지 보신 뒤 “혹시 1,200만원을 연 2%로 1년간 정기예금에 예치하지 않고 1년 만기 연 3% 정기적금에 가입하면서 첫 달에 한꺼번에 넣는다면 그게 더 유리하지 않나요?” 라는 질문이 마음 속에 떠오른다면 재리에 굉장히 밝으신 분입니다. 다만, 이 경우 은행들은 상품구성 및 유지 등의 이유로 적금의 월납입 금액에 한도를 두거나 자유적립식이 아닌 최초 가입금액을 매달 적립해야만 하는 등의 제약을 두는 경우가 많으니 이런 상품을 찾기는 쉽지는 않을 겁니다.
어떠셨나요? 정기예금과 적금의 이율에 대해 이젠 명확히 이해하실 수 있으신가요?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앞으로 “적금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많이 주네” 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시길 바래요.
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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