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조업 중 침몰한 사조산업의 ‘501 오룡호’는 36년된 노후 선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1일 “1978년 1월 건조된 501오룡호를 2010년 스페인 업체로부터 구입했으며 구입 전인 2003년 스페인 업체가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리모델링은 구조 변경 없이 낡은 시설들을 교체하는 수준이었다는 것이 이 관계자 설명이다.
사조 측은 따르면 501오룡호는 태평양 중부 조업을 마치고 지난 7월 2일 부산에 입항한 뒤, 기본적인 점검을 거쳐 7월 10일 다시 출항했으며 12월 말까지 조업한 후 내년 1월 10일쯤 부산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사조측 관계자는 “점검 당시 특이사항이 발견됐다면 출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태잡이 어선인 501호 오룡호가 러시아 서베링해까지 원양조업을 나선 것은 최근 몇년 사이 우리 동해안에서 명태가 사실상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국민생선인 명태의 국내 연간 어획량은 노가리로 불리는 새끼 명태까지 잡는 과도한 남획 때문에 1970~80년대 7만톤에서 1990년대 6,000톤까지 급감했고 2007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매년 1~2톤에 불과할 정도로 줄었다.
사고 당시 해역에는 명태와 대구잡이 철을 맞아 한국 국적 어선 7척이 조업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사조산업은 부산 서구 남부민동 부산지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사고원인과 구조작업 상황, 대책 등을 설명했다. 임채옥 사조산업 이사는 “어획물 처리실에 갑자기 많은 물이 쏟아져 어획물이 배수구를 막으면서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며 “선원들이 배를 어느 정도 세웠다고 판단해 펌프로 배수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배가 기울면서 침몰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시간 오후 4시쯤 퇴선명령이 내려져 구조된 선원들은 구명 뗏목을 타고 탈출했다가 다른 선박에 구조됐으나 나머지 선원들은 구명동의를 입고 탈출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상황과 관련해 그는 “선박에는 20명 정원의 구명 뗏목 4대와 16명 정원 구명 뗏목 4대 등이 비치돼 있었다”며 “사고 당시 초속 20m 정도의 강풍이 불었고 파도도 4m 정도로 일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악천후에 무리한 조업이 아니었냐는 질문에 “조업 여부는 선장의 판단”이라며 “실종 선원 가족들이 사고현장으로 가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부산=전혜원기자 iamjhw@hk.co.kr
◆501오룡호 탑승 한국인 선원 명단
▦김계환(46ㆍ선장) ▦유천광(47ㆍ1항사) ▦김범훈(24ㆍ2항사) ▦김순홍(21ㆍ3항사) ▦정연도(57ㆍ갑판장) ▦최기도(60ㆍ갑고수) ▦김치우(53ㆍ기관장) ▦김영훈(62ㆍ1기사) ▦이장순(50ㆍ조기장) ▦김태중(55ㆍ냉동사) ▦마대성(56ㆍ처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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