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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거품론…FA 거품론

입력
2014.12.0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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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는 2012년말 신생 구단 지원책에 따라 윤형배(20ㆍNC)를 우선 지명하며 6억원의 계약금을 안겼다. 천안 북일고 1학년 때부터 에이스 역할을 한 고교 최대어,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특급 유망주…. 사실 6억원은 그리 커 보이는 액수가 아니었다. 구단은 10억원의 한기주(KIA), 7억원 ‘삼총사’ 유창식(한화), 임선동(LG), 김진우(KIA) 뒤를 윤형배가 이을 수 있다고 믿었다. ?

하지만 기대는 산산조각 났다. 고교시절 혹사 당한 탓에 어깨가 탈이 났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는 왼 손목에 타구를 맞았다. 올해에도 그라운드의 움푹 패인 곳을 잘못 디뎌 발목을 다쳤다. 윤형배는 설상가상으로 오른 팔꿈치 내측부 인대가 90% 이상 파열돼 수술대에 올랐다. 내년 6월이나 정상 피칭이 가능하다. ?

윤형배를 끝으로 프로야구에는 신인 몸값에 낀 ‘거품’이 상당 부분 빠졌다. 10구단 KT는 2013년 우선 지명한 유희운에게 3억2,000만원의 계약금을 안겼다. 또 다른 우선 지명 선수들 홍성무, 주권, 심재민 등은 3억원이 넘지 않았다. 빅리그 구단과의 영입 쟁탈전이 벌어지지 않은 데다 신인 지명이 ‘로또’에 비유되자 선뜻 지갑을 열지 않았다. 그리고 이 같은 현상은 신인 투수의 부상과 부진을 두려워 한 나머지 9개 구단도 마찬가지였다.

2014년 스토브리그, 자유계약선수(FA)들의 몸값에 거품이 잔뜩 끼었다. 신인 거품론처럼 자연스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아 더 큰 문제다. 내년이면 김태균(한화), 김현수(두산), 2017년에는 박병호(넥센)가 FA 자격을 얻는다. 최정(SK)이 작성한 ‘86억원 시대’는 조만간 말끔히 지워질 태세다.

FA 거품은 ‘선수가 없어’ 벌어진 사태다. 리그가 10구단 체제로 확대된 반면 똘똘한 선수는 턱 없이 부족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검증된 선수를 영입하려는 구단들의 머니 싸움은 도를 넘었다. 일부 선수들조차 “어떻게 저런 돈을 투자하고 요구하느냐”고 혀를 차니 사태가 꽤나 심각해 보인다.

모기업이 두둑한 실탄을 지원해주니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네이밍 마케팅으로 팀을 운영하는 넥센을 제외하곤, 모든 구단이 필요에 따라 막대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 야구인은 “언젠가 분명 탈이 날 것이다. 1년 운영비(300억~400억원)의 4분의 1을 선수 1명에 투자한다”며 “이 같은 무리수 때문에 몇몇 구단이 재정난에 빠지는 일이 곧 벌어질 것”이라고 쓴 소리를 했다.

결국 FA 거품은 신인 거품과는 달리 칼을 대서라도 손을 봐야 할 듯 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달 열리는 구단 단장 워크숍에서 발전적인 방안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원 소속구단의 우선협상기간 폐지가 그것이다. 외국인 선수 확대에 대한 선수협회의 유연한 자세도 요구된다. 2012년 10구단 승인을 하지 않으면 올스타전을 보이콧 하겠다고 외쳤던 선수협회도 지금의 리그 수준 저하와 비정상적인 ‘머니 싸움’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있지 않는가. 일본처럼 1군 용병 수를 4명으로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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