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후 한중대 석좌교수 재임 때 "국민 안전 지휘할 사람이…" 지적
부인은 천안함·세월호 참사 직후 군 골프장 이용한 기록 확인
해군 대장 출신인 박인용(62)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가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 이틀 뒤 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났다. 박 후보자의 배우자도 천안함 침몰 사건과 세월호 참사 직후 군 골프장을 이용한 것이 확인돼 4일로 예정된 박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민안전의 컨트롤타워를 책임질 장관으로서 자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2010년부터 올해 10월까지 모두 124회 군 골프장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를 제외하고 한 해 평균 28회, 한 달 2회 이상 골프를 친 셈이다. 배우자도 같은 기간 총 110회 군 골프장을 이용했다. 특히 박 후보자는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 지 이틀 만인 2010년 11월 25일 경기 성남 체력단련장에서 동반자 3명과 함께 골프를 쳤다. 연평도 포격은 6ㆍ25 휴전 이후 북한이 한국 영토를 직접 타격해 민간인이 사망한 최초 사건으로 당시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 등 4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합동참모본부 차장 출신으로 2008년 전역한 박 후보자는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민간인 신분으로 한중대에서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박 후보자 배우자는 천안함 침몰 사건 발생 이틀 후인 2010년 3월 28일 성남 체력단력장에서 골프를 쳤고, 올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주일 된 4월 24일에도 수원 체력단력장에서 골프를 즐겼다.
부부가 이용한 군 골프장 시설은 태릉ㆍ남성대ㆍ남수원ㆍ처인ㆍ낙산대ㆍ성남ㆍ원주ㆍ충주 등 전국에 걸쳐 있다. 군 체력단력장(골프장)은 20년 이상 군생활을 한 전역자(연금수급권자)에게 현역과 같은 정회원 자격을 준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회원 본인 외 골프장을 예약할 수 없지만, 배우자 등을 동반자로 등록해 함께 게임을 즐길 수는 있다”며 “다만 골프장 예약이 없는 시간대는 홈페이지에 공개해 일반인회원들도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처는 이날 “박 후보자 부부의 골프장 이용 사실이 맞다”면서도 “해명자료는 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박 후보자 부부가 골프를 즐긴 시점은 국가적 위기 상황으로 모든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을 때였다”며 “안보와 국가안전관리 체계를 지휘할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 자질을 의심케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이번 골프 논란에 앞서 ▦위장전입 ▦소득신고 누락 ▦배우자의 부정급여 수급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 등의 의혹을 받아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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