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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지분 18% 쪼개팔기는 제대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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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지분 18% 쪼개팔기는 제대로 될까

입력
2014.12.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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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수지분은 정말 흥행에 성공했을까

2. 왜 소수지분을 사겠다고 몰렸을까

3. 경영권 지분은 다시 팔 수 있을까

4번째 시도마저 무산으로 끝난 우리은행 민영화의 앞날을 두고 시장의 관심이 높다. 경영권 지분과 달리 소수지분 매각은 정말 흥행에 성공한 건지, 왜 그들은 경영권도 없이 소수 지분을 사겠다고 나선 건지, 그리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경영권 지분 매각은 또다시 추진될 수 있을지 등등. 경영권 지분 재매각에 극히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소수지분 매각의 결과가 금융당국 책임론의 강도를 가를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위원장 신제윤 금융위원장ㆍ박상용 연세대 교수)는 오는 4일 회의를 갖고 소수지분 낙찰 결과를 확정하는 한편, 남은 지분의 향후 매각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장의 우선 관심사는 소수지분이 어느 정도 팔리느냐다. 이번 입찰은 최소 0.5%에서 최대 10% 지분 사이에서 입찰자가 희망 물량과 가격을 자유롭게 써 내면 정부가 원하는 최소가격(예정가격) 위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낸 희망자부터 지분을 파는 방식(희망수량경쟁입찰방식)이다. 지난주 입찰 마감 결과, 콜옵션(1주당 0.5주씩을 더 살 수 있는 권리) 제외 매각 대상 물량(17.98%)의 1.32배인 23.76%가 주문으로 들어와 외형상 흥행에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 물량이 모두 팔릴지는 미지수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ㆍ싱가포르투자청(GIC) 컨소시엄, 우리은행 사주조합, 한화생명, 코오롱인더스트리, 두산 등은 마지막까지 입찰가격을 두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 기준이 되는 가격과 할인ㆍ할증률 수준이 미리 알려지는 일반입찰과 달리 이번에는 ‘알아서 내 보면 판단하겠다’는 형식이어서 사전예측이 매우 힘들었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소수지분 모두가 팔리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권과 무관한 소수지분에 관심을 가진 입찰자들의 의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낮은 우리은행 주가(28일 종가 주당 1만700원)의 상승여력을 감안한 투자 목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화생명의 경우, 보유지분(2% 입찰 추정)을 지렛대 삼아 수수료를 낮추면 방대한 우리은행 지점망을 통한 방카슈랑스 영업에 이득이 될 거란 계산을 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분이 잘게 쪼개진 은행에서 지분 2%는 결코 작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주조합은 향후 경영참여, 일반 기업도 평소 거래관계나 전략적 제휴 등에 지분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남은 경영권 지분 재매각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최대한 빨리 시장에 내놓겠다는 방침이지만 지금 같은 조건에선 묘안이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외국자본도, 개인 대주주도 안 된다는 정서까지 확인된 만큼, 사실상 넘길 수 있는 곳은 KB, 신한 같은 국내 금융지주사 외엔 없는 상태다.

경영권을 배제하고 이번처럼 다시 소수지분 매각에 나설 수도 있지만 그 역시 가격매력 저하와 주인 없는 은행 탄생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높은 가격에 금융권 발전까지 감안해 팔아야 한다’는 현행 매각 원칙을 바꾸지 않는 한, 우리은행 매각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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