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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윤회 문건은 유출 아니라 靑 근무할 때 도난당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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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윤회 문건은 유출 아니라 靑 근무할 때 도난당한 것"

입력
2014.12.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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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복사… 증거 갖고 있다, 문서 유출 지시한 윗선 있을 것

靑, 사설 정보지로 폄하한 것은 조응천 前 비서관 음해 논린 의도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내부문건 보도가 문건유출 책임론은 물론 심지어 권력실세 암투설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여 청와대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30일 빨간신호등 멀리 청와대가 보인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내부문건 보도가 문건유출 책임론은 물론 심지어 권력실세 암투설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여 청와대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30일 빨간신호등 멀리 청와대가 보인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박근혜정부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정윤회씨에 대한 감찰 문건 작성자로 지목된 박모(48) 경정은 “해당 동향 보고서는 유출된 것이 아니라 청와대 근무 당시 도난 당한 것”이라며 내부 문건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인터뷰 바로가기)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지난 2월 인사조치돼 일선 경찰서로 복귀한 박 경정은 2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에서 나오기 전 누군가가 서랍을 열고 문서를 모두 복사했으며, 관련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 내부 분위기가 있어 다른 사람 같으면 다 터뜨리고 나왔을 텐데 조용히 인사조치를 받아들였다”며 “문서 유출을 지시한 윗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경정은 청와대 내부 문서를 박스째 들고 나와 서울경찰청에 보관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 파견 근무 전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으로 일하면서 입수한 첩보 목록과 옷, 집기류 등 개인 물품을 지수대 캐비닛 안에 보관했고, 올해 초 서울청 정보1분실장으로 복귀한다는 얘기를 듣고 서울청으로 옮겨 놓은 것”이라며 “발령이 나지 않아 곧바로 회수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30일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박 경정이 2월 10~16일 서울청 정보1분실에 밀봉된 박스 1, 2개와 옷가지 등을 옮겨놨지만 이는 그가 지능범죄수사대장으로 일할 때 임시 보관했던 물건들로 밀봉이 뜯긴 흔적도 없다”며 유출 의혹을 부인했다.

박 경정은 “청와대 보안은 문서 반출은커녕 외부에서 들여온 이동식 저장장치(USB)조차 사용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며 “청와대도 내가 유출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해당 보고서를 ‘사설 정보지를 종합한 수준’이라고 폄하했으나 (직속 상관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음해하려는 의도”라며 문건 작성 및 유출 경위를 둘러싸고 청와대 내부 갈등이 적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박 경정은 “문건 내용에 대해서는 절대 입을 열 수 없다”며 검찰 조사에서도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박 경정을 문건 유출자로 특정하고 검찰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보고서 작성과 유출 진위 여부를 둘러싼 진실 공방은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건을 외부에 흘린 당사를 박 경정으로 봤기 때문에 검찰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시켰다”며 “현재 보도된 내용은 박 경정의 일방적 해명과 경찰의 초보적 진상파악 수준에 불과해 검찰 수사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문건을 박스째 유출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매일 한두 건씩 몰래 들고 나가는 것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올해 4월과 7월 청와대 공직자들의 비위 사실 보도 등 박 경정이 특정 언론에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로부터 세계일보 발행인과 기자 등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받은 서울중앙지검은 12월 1일 사건을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검찰 수사를 통해 해당 문건의 진위 여부와 작성경위, 유출 과정 등이 드러날 경우 박 대통령 주변을 둘러싼 권력 암투설의 실체도 베일을 벗게 될 전망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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