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9명 중 13명 계약 완료 상황
몸값 총액 555억...역대 최대 경신
미국처럼 자격 5,6년으로 낮추고
유소년 시스템 육성해 저변 넓혀야
올 시즌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불어 닥친 ‘광풍’이 멈출 줄 을 모른다.
80억원대 대형 계약에 사인한 선수만 3명이다. FA 최대어로 꼽힌 왼손 투수 장원준(29)이 29일 두산과 4년 총액 8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앞서 SK 내야수 최정(27)과 삼성 오른손 투수 윤성환(33)은 원 소속구단과 각각 86억원, 80억원에 계약했다.
이날 현재 올해 FA 19명 가운데 13명이 계약을 마쳤다. 이들의 몸값 총액은 555억6,000만원이다. 역대 최대 규모를 찍었던 지난해 523억5,000만원을 가볍게 넘어섰다. FA 시장은 아직 문을 닫지 않은 만큼 역대 최초로 FA 총액 몸값 600억원 시대가 열리는 것은 시간 문제다. 시장에는 배영수(삼성), 송은범(KIA), 이재영(SKㆍ이상 투수), 나주환(SKㆍ내야수), 이성열(넥센ㆍ외야수), 차일목(KIAㆍ포수)까지 6명이 남아 있다. FA들의 타 구단과 계약 마감은 3일까지다.
FA 시장의 과열 양상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야구의 인기는 높아지고, 구단은 눈앞의 성적에 조바심을 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선수층은 얇다. 더구나 류현진(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 진출 성공 이후 김광현(SK), 강정호(넥센) 등 간판 스타들이 해외 무대를 노리면서 남은 선수들의 가치는 더욱 커졌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못 따라가니 FA 몸값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야구계에서는 국내 야구 시장 규모와 엇박자 나는 FA 시장 광풍을 잠재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당장 내년 시즌에도 외야수 김현수(두산), 내야수 박정권(SK) 등 각 팀의 핵심 선수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좋은 선수를 서로 데려가려는 구단 이기주의를 버리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년에 한번씩 열리는 2차 드래프트(보호선수 40인 명단 외 지명)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등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FA 자격 요건을 쉽게 채우지 못하는 비주전급 선수들도 시장에 나가 그 동안 쌓은 노력과 결과물을 평가 받을 수 있는 제도 또한 고려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데뷔 후 5, 6시즌 후 FA 권리를 행사해 이동 폭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야구는 현재 대졸 선수 8년, 고졸 선수 9년을 채워야 FA 자격을 얻는다. 또 FA 선수와 타 구단간의 사전 접촉을 막을 방법이 없다면 해당 선수와 원 소속구단 우선 협상을 가질 필요 없이 모든 구단이 함께 협상할 기회를 가지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도권 구단의 한 단장은 “FA 시장 과열 양상은 10구단 KT가 FA를 영입하고도 보상 선수를 내주지 않는 혜택을 보는 내년까지가 과도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는 영원하지 않지만 팀은 영원하기 때문에 육성 시스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멀리 내다볼 때는 연고 지역 중ㆍ고등학교 팀들을 구단 유소년 팀으로 끌어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선수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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