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가석방 주장하며 정계 입문
대만 총통으로 가는 코스처럼 여겨지는 타이베이(臺北) 시장 선거에서 야권의 지지를 받은 의사가 권력과 재력을 모두 갖춘 여권의 차세대 정치 유망주를 꺾었다.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외과 의사 출신 정치 신인 커원저(柯文哲ㆍ55)는 30일 “서민들의 목소리를 계속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맞붙은 후보가 롄잔(連戰) 국민당 명예주석의 아들인 롄성원(連勝文ㆍ44) 후보란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는 또 “정치란 양심을 찾아 돌아가는 것”이라며 “여러 사람의 지혜가 한 사람보다 낫다는 것을 믿는다”고 역설했다. 양안 관계에 대해서는 “양안 도시간 협력은 원래의 빈도와 정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신주(新竹)현에서 태어난 그는 국립대만의대 외상의학부 주임 겸 교수로 지내다 뇌물 등 혐의로 복역중인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의 치료를 맡은 뒤 그의 가석방을 주장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2010년 11월 롄 후보가 선거 운동 중 괴한의 총격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을 때 외과응급 구조대를 지휘해 그의 목숨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준 인연도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무소속이지만 야당인 민진당의 지지를 받으며 ‘총통 등용문’으로 통하는 타이베이 시장 자리를 따냄에 따라 향후 대권 후보도 시야에 넣을 수 있게 됐다. 현 마잉주(馬英九)와 천수이볜 모두 타이베이 시장을 거쳐 총통이 됐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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