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전 발생해 전세계를 경악시켰던 인도 10대 사촌 자매의 집단성폭행ㆍ살해 사건에 대해 인도 정부가 자살이라고 밝혔다. 유가족은 “조사 내용이 완전 엉터리”라며 즉각 반발해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 중앙수사국은 사촌 자매 집단성폭행ㆍ살해 사건과관련 “과학적 조사를 통해 사망한 소녀들이 성폭행 당하지 않았고, 피살된 것도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27일 밝혔다. 중앙수사국 고위 관계자는 “자살의 정확한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카스트(인도 계급제도) 계급이 다른 남성과의 교제를 인정하지 않는 집안 내 반대 분위기가 매우 보수적인 지역에 사는 미성숙한 소녀에게 심적으로 굉장한 부담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매들은 카스트의 최하층인 불가촉천민 계층이었다. 해당 남성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미 기소된 상태다. CNN은 “법의학 전문가들은 자매가 목을 맨 망고나무가 숲 속에서 기어 올라가기에 가장 쉬운 나무여서 자매들의 자살이 가능했던 것으로 이미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부다운에서 살던 14세와 16세 사촌 자매 2명은 지난 5월 말 집에 화장실이 없어 저녁에 들판으로 볼 일을 보러 나갔다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을 처음 조사한 경찰은 이들이 집단 성폭행 당한 뒤 살해당했다고 밝혔었다.
유가족은 “경찰 조사가 완전히 잘못됐다. 가족이 직접 진실과 정의를 찾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유가족은 “사촌 언니가 이성 교제 부담으로 자살했다면 동생은 왜 자살했냐”고 반문했다고 CNN은 전했다. 그는 또 “의자나 사다리를 이용하지 않고 3.6m 높이 나무에 올라갈 수 있느냐”며 “사건이 카스트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경찰이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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