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하영구(61ㆍ사진) 전 씨티은행장이 결국 차기 전국은행연합회장에 선임됐다.
은행연합회는 28일 오후 이사회장을 점거한 노동조합을 피해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이사회를 강행, 하 전 행장을 단독 후보로 추대한 뒤 연이어 열린 총회에서 하 전 행장을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경기고와 서울대 출신인 하 차기 회장은 198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해 2001년 한미은행장을 지내고 2004년부터 지난달까지 11년간 씨티은행장을 역임했다. 이에 따라 2002~2005년 한미은행장 출신 신동혁 회장 이후 9년 만에 민간 출신 은행연합회장이 탄생하게 됐다. 또 손해보험협회장, 생명보험협회장에 이어 주요 금융협회장 자리를 모조리 민간 출신이 차지하게 됐다. 하 차기 회장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선임해 준 회원사에 감사하며 금융 글로벌화와 선진화에 기여하겠다”고 짤막하게 소감을 밝혔다. 하 차기 회장은 내달 1일 취임하고 임기는 3년이다.
하지만 앞선 KB금융지주 회장 경선에서 금융당국이 지원했던 하 차기 회장이 떨어지자 대신 차기 회장 자리에 내정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낙하산 공방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관치인사 정황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는데도 해당 인사가 내정된 것은 금융사업에 만연한 관치금융의 위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결과”라고 비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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