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 매각 발표 전날
거래량 18배 늘어 누출 의혹
삼성그룹주들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2조원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주가가 급등한 반면, 한화그룹에 매각되는 삼성테크윈은 미공개 정보 유출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추락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5.25%(6만3,000원) 오른 126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상승폭이 8%를 넘기도 했다. 이날 거래대금은 1조원을 넘기면서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량의 2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삼성물산(3.15%)과 삼성생명(1.23%) 등도 동반 상승했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충분히 예고된 결과였다. 전날 삼성전자가 내년 2월26일까지 자사주 보통주 165만주와 우선주 25만주, 총 2조2,000억원 규모를 장내 매수하겠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 발표가 ‘나비효과의 시작’이라며 목표주가를 134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대폭 높여 잡았다.
이번 자사주 매입이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면 삼성전자의 자사주(보통주) 지분율이 11.1%에서 12.2%로 올라간다”며 “삼성전자 인적 분할 시 지주부문이 사업부문을 안정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한 삼성테크윈 주가는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2.08% 하락했다. 특히 매각 발표 전날 거래량이 평소보다 18배나 늘어나면서 매각정보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매각 발표 전날인 25일 삼성테크윈의 일일 거래량은 472만1,965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발표를 앞두고 사전에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당종목 거래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춰 잡았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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