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 이재도(23ㆍ181㎝)가 ‘복덩이’로 거듭났다.
프로 2년차 이재도는 지난 시즌 한 경기에 7점 이상 넣은 적이 없었다. 더구나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4순위 지명권 가운데 한 장을 얻을 확률이 유력했던 KT가 5순위로 밀리면서 뽑은 선수가 이재도였다. 냉정히 말해 구단이나 전창진(51) KT 감독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재도는 불과 1년 만에 확 달라졌다. 최근 7경기에서 네 차례나 20점 이상을 올리며 KT의 에이스가 됐다. 팀도 이 기간 동안 5승2패로 신바람을 냈다. 이재도는 지난 12일 서울 삼성전에서 28점을 퍼부어 8연패를 끊더니 26일 고양 오리온스전에서는 24점 7리바운드로 2연승을 이끌었다.
KT는 이재도의 재발견으로 하위권에서 5위까지 뛰어 올랐다.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과 전태풍(34)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재도가 중요한 순간마다 한 방씩을 터트리자 활력을 되찾았다.
또 최근 부상에서 회복 중인 간판 슈터 조성민(32)의 복귀에도 여유를 갖게 됐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탠 조성민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뒤 수술과 재활을 거쳐 2군 경기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다. 팀이 다급한 상황이라면 복귀가 빨라질 수도 있었지만 이재도가 자신의 빈 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기 때문에 몸을 더 추스를 시간을 벌었다.
이재도는 “팀에 부상 선수가 많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하려고 한다”며 “상대 가드 수비에 전념하고, 함께 뛰는 (전)태풍이 형이 편하게 공격하도록 돕는 역할에 치중하고 있다. 요즘 경기가 잘 풀려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평균 10분45초 출전 2.1점에 그쳤다가 올 시즌 18분3초를 뛰며 8.2점을 올리고 있는 그는 “체력은 전혀 문제 없다”고 자신하며 “출전 시간이 늘어나 행복하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팀이 6강에 가는 데 역할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며 “남은 경기에도 진지하게 임해서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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