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진출 5년만에 50억달러 매출
대형선박은 수빅, 특수선박은 영도서 ‘투트랙’ 전략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발판 삼아 ‘세계적 조선소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형 선박 건조는 수빅조선소에서, 고부가 가치 선박 건조는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5일 찾은 필리핀 수빅만의 수빅조선소는 2개의 초대형 도크와 4㎞에 이르는 안벽(바다를 접해 수직으로 쌓은 벽)시설, 골리앗 크레인과 자동화 기기 조립 공장 등 초대형 선박 건조를 위해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이날 수빅조선소에서는 컨테이너선과 LPG선 등 총 24척의 선박 건조가 한창이었다. 도크 옆 조립 공장과 도장 공장, 철구 공장 등에서는 공정별로 설치된 크레인이 쉴 새 없이 움직였고, 이에 맞춰 필리핀 현지 근로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전세계 조선업계가 오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수빅조선소는 매년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09년 완공 이후 5년 만에 누적 매출액 50억달러(약5조5,300억원)을 달성했고 올해 8월에는 누적 수주량 100척을 돌파했다. 지난달에는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착공식을 갖는 등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도 진입했다.
일감이 많은 만큼 고용 인력도 늘었다. 지난해 11월 기준 현지근로자는 1만8,000명이었지만, 올해는 2만7,000여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360만원으로, 우리나라 조선업계 근로자들의 10분의1 수준이다. 안진규 수빅조선소 사장은 “현지근로자들은 노동력이 값싼 대신에 생산성은 숙련된 한국 근로자의40% 수준”이라면서 “체계화된 직업교육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빅조선소 수주 물량의 모든 설계는 영도조선소에서 이뤄지고 있다. 안 사장은 "수빅조선소는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조선부문 핵심 사업장으로 육성하고, 영도조선소는 상선 및 고기술 특수목적선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수빅(필리핀)=김지현기자 hyun1620@h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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