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도용 방지 차원에서 내달 말부터 50만원을 넘는 카드 결제 시 신분증 제시를 의무화하려던 카드사 표준약관 시행 계획(본보 25일자 17면)이 백지화됐다. 금융당국이 소비자 불편 해소 차원에서 약관의 근거가 되는 감독규정상 신분 확인 조항 자체를 폐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여신전문금융업법 감독규정을 내달 개정, 50만원 초과 신용카드 결제 시 의무적으로 신분을 확인하도록 한 조항을 삭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신용카드 도용을 막으려면 카드사들이 이상 징후가 있는 거래를 걸러내 피해를 막는 부정거래탐지시스템(FDS)을 강화하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그런 노력 없이 가맹점에 책임을 떠넘기고 소비자에게 불편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서명 비교, 비밀번호 입력 등 감독규정에 명시된 다른 방법으로 충분히 본인 확인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상위 법규인 감독규정이 개정되면 12월30일 모든 카드사들이 시행할 예정이던 이번 표준약관은 효력을 잃게 된다. 그러나 두 달 전 개정 약관이 당국에 신고돼 대부분의 카드 사용자들이 이미 바뀐 약관 내용을 고지 받은 상황에서 당국이 뒤늦게 제지에 나서면서 적잖은 혼선도 우려된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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