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中 대사, 양국 관계 우려 표명
주한 중국대사가 26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한국 배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THAAD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긴 하나, THAAD가 향후 동북아 외교 전선에서 최대 갈등 현안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추궈홍(邱國洪) 대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남북관계및교류협력발전특별위원회 주최 간담회에 참석, “THAAD 한국 배치를 명확히 반대한다. THAAD 배치는 한중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원혜영 특위 위원장이 밝혔다.
원 위원장에 따르면 추 대사는 “한국에 배치되는 THAAD 사정거리가 2,000km인데 이는 북한 미사일 방어 목적을 넘어서는 거리다. 한국의 THAAD 배치는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목표로 했다는 인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추 대사는 또 “북이 남을 겨냥한다면 원거리(미사일)보다 단거리(미사일)일 것이기 때문에 (THAAD가 한국에 배치돼도) 실제 북 미사일 방어에는 효과가 없다”며 “THAAD 도입은 중국 안전에 해롭고, 중국은 명확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앞서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5월 “한반도에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배치하는 것은 지역의 안정과 전략적 균형에 이롭지 않다”고 밝혔고, 7월 한중정상회담 당시 시진핑 주석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THAAD 한국 배치 움직임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분위기 좋은 한중관계를 망가뜨리지 말라는 신호이면서, 한미가 비공개로 THAAD 배치를 논의할 가능성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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