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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물 마셔 배탈 시달리는 필리핀 어린이들 외면할 수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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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물 마셔 배탈 시달리는 필리핀 어린이들 외면할 수 없었죠"

입력
2014.11.2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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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운영자 28명 '우물 파기' 지원 5번째 결실

우물파기 지원사업에 나선 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22일 필리핀의 한 오지마을에서 굴착한 우물이 맑은 물을 뿜어내자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우물파기 지원사업에 나선 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22일 필리핀의 한 오지마을에서 굴착한 우물이 맑은 물을 뿜어내자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어린이 보육을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아이들이 오염된 물로 허구한날 배탈을 앓는다는 말을 듣고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한국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연합회가 최근 필리핀 오지 마을에 깨끗한 물이 샘솟는 우물을 파주고 왔다. 2010년 대구지역 어린이집연합회가 저개발국 대상 우물파기 지원에 나선 지 4년째, 한국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연합회 차원으로는 2년째다.

연합회가 우물파기 지원사업을 펼친 곳은 필리핀 바탕가스 몬틀반 비나투보 지역의 한 오지마을. 작은 도시인 몬틀반이라는 곳에서 버스로 비포장도로를 3시간은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곳이다.

오지마을인 만큼 맑고 깨끗한 물이 지천일 것 같지만 실상은 딴판이었다. 산업화의 여파로 인근에 공장이 들어섰고, 이곳에서 배출하는 오폐수로 강물은 물고기조차 살기 어려운 죽음의 강이 된 지 오래였다. 궁여지책으로 개울의 흙탕물을 천조각 등으로 걸러 식수로 쓰는 바람에 이 지역 어린이 절반은 만성적인 배탈설사와 피부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오지인데다 소득수준이 낮아 현대적 의료혜택도 거의 받을 수 없어 주민들 중 병치레를 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이 같은 소식을 듣고 전국의 법인 어린이집 운영자들이 나섰다. 이번 우물파기에 참여한 회원은 모두 28명. 지난 19일 현지에 도착해 23일까지 머물며 우물파기 작업을 도왔다. 2010년 첫 사업을 시작한 이래 5번째 우물이었다. 그 동안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에서 우물을 파 주었고, 다시 필리핀을 찾게 된 것이다.

현지 도착 사흘만인 22일, 마침내 전기모터펌프와 연결된 호스에서 맑은 물이 콸콸 쏟아졌다. 희망의 물이었다. 400여명의 현지 주민과 연합회 회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광주 지역에서 온 한 회원은 “어릴 적 시골집 마당의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길어 마시던 물맛”이라며 기뻐했다. 비나투보 마을 대표 싸러이(45)씨는 “물 때문에 고통 받던 400여 주민들은 희망을 선물 받았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우물파기 지원에 이어 지역 병의원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은 치약 칫솔과 함께 소독약 등 가정상비약도 전달했다.

한국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봉사단의 윤준수(49) 본부장은 “어린이집 운영자 입장에서 어린이들이 물 때문에 고통 받는 걸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하게 됐다”며 “전국의 어린이집 운영자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았고, 위생용품과 학용품 등을 구입해 현지를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과 ㈜바른아이도 후원에 나섰다. 그는 “우물 굴착은 현지 전문업체가 중장비를 동원해 하게 되는데, 석회암층이 많아 깨끗하고 안전한 지점을 찾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며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국제봉사활동을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탕가스(필리핀)= 엠플러스한국 김민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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