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8개월 영아 심장수술 성공
서울성모병원(원장 승기배)이 생후 8개월 영아의 심장수술에 성공했다. 생후 8개월 된 파티마 알 알리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출신으로, 국가 대 국가(G2G) 환자 송출을 시작한 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심수술을 받았다. 파티마는 태어나자마자 ‘심실중격결손’이라는 선천성 심장질환과 다운증후군을 진단받았다. 치료를 담당한 아부다비 보건청은 선진적인 치료를 받도록 비행기로 10시간 거리의 한국에서의 수술을 권했다.
또 파티마의 수술병원으로 평소 소아종양, 조혈모세포이식, 뇌성마비 등 선천성 희귀질환 치료를 다수 성공시킨 성과와 자국 환자의 입원 전 치료계획부터 귀국까지 철저한 관리로 소문난 서울성모병원을 지목했다.
파티마는 지난달 25일 한국으로 입국해 28일 수술 전 정확한 진단과 심장초음파 시행을 위해 소아청소년과 이재영 교수를 찾았다. 파티마의 심장에서 자국과 같은 진단으로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에 있는 중격에 구멍이 있는 심실중격결손이 발견됐다.
심실중격결손은 좌심실의 혈액이 구멍을 통해 우심실로 흐르고 이 혈액이 우심실에서 폐로 흘러가면서 폐혈류량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질환이다. 폐동맥 고혈압 및 심부전 증상을 일으킨다. 이 교수는 “파티마의 경우 심실중격결손 크기가 매우 커 생후 7개월인데도 체중이 6㎏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심한 심부전 증상이 있었다”고 했다. 수술 받지 않으면 폐동맥 고혈압이 지속돼 폐혈관이 손상되면서 아이젠멩거 증후군으로 발전, 정상적인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조기 사망하게 된다.
이 교수는 소아 심장 수술을 담당하는 흉부외과 이철 교수에게 수술을 의뢰, 31일 파티마의 수술을 진행했다.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에 있던 10㎜ 정도의 큰 심실중격결손을 막고 동시에 좌심방과 우심방 사이에 있던 난원공이라 불리는 작은 구멍을 막아줬다. 또 출생 후 정상적으로 막혀야 할 동맥관이라는 혈관이 남아 있어 이를 결찰하는 수술도 함께 시행했다.
이철 교수는 “수술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고 성공적이었다. 수술 후 합병증 없이 무사히 회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성모병원은 아부다비 100세 환자 힐랄 알자비(1914년생)씨의 전립선비대증 수술에 성공, 바야흐로 우리나라 의술이 요람에서 100세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외국인을 치료하는 시대를 열었다. 왕성민 국제진료센터 교수는 “병원에서 아부다비 자국 환자의 실적과 성과 덕분에서 아부다비 현지에서 병원에 대한 신뢰는 매우 높은 편으로 이제는 소아 조혈모세포이식 환아 뿐 아니라 다양한 질환, 다양한 나이대 환자를 보내주고 있다”고 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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