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업체 반발해 법적 대응
공단 측 "지역업체 가산점 준 것"
논란 일자 감사원이 감사 착수
공공기관이 공사를 발주할 때 실시하는 적격심사의 총점은 100점이고, 입찰가격 시공능력 경영상태 등 세부 심사분야별로 배점한도가 정해져 있다. 헌데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올 9월말 계약을 체결한 시공업체가 경영상태 점수로 배점한도(15점)보다 높은 16.5점을 받아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24일 광해공단과 업계에 따르면 공단은 9월초 55억원 규모의 강원 태백시 모 광업소 산림복구사업 일반경쟁 입찰을 진행했다. 최저가격을 써낸 업체 순으로 공단이 ‘시설공사 및 용역 적격심사세부기준’으로 정한 평가에서 총점 95점 이상을 받으면 낙찰자가 되는 입찰이었다. 공단은 최저가격 입찰 뒤 적격심사에서 정확히 95점을 받은 강원지역 A사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해 계약을 체결했다.
A사의 경영상태 점수가 16.5점인 것을 확인한 차순위 탈락업체 B사가 반발하고 있다. 배점한도인 15점을 받았다면 A사는 적격심사 커트라인인 95점에 미달된다는 게 이유다.
법원도 광해공단의 일부 과실을 지적했다. B사가 제기한 계약체결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16.5점은 배점한도를 초과해 적격심사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입찰절차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현저히 침해하는 중대한 사안으로는 볼 수 없다”며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기각 결정했다. B사는 즉각 항고했다. B사 관계자는 “배점한도를 넘는 점수는 상식 밖이라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일단 계약체결을 하면 뒤집히는 사례가 거의 없고 향후 입찰에서도 불리하겠지만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광해공단은 적격심사에서 배점한도 이상의 점수가 나온 것은 처음이라 난감해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지역업체 가산점이 적용돼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 계약체결 전 유명 법무법인에 법률자문까지 구했는데 ‘문제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다시 똑같은 상황을 맞아도 우리 기준으로는 같은 점수를 줘야 한다”고 해명했다.
준정부기관인 광해공단의 적격심사기준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과 기획재정부의 예규 ‘적격심사기준’을 근거로 제정됐다. 논란이 커지자 감사원은 지난 21일 입찰과정과 광해공단의 적격심사기준 등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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