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에 대한 풍문을 기사로 다뤄 기소된 일본 신문 산케이(産經) 사태에 대해 외신들의 서울특파원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이들은 개인의견을 전제하면서도 “사실확인을 하지 않고 담은 것은 (기자로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일본 한 보수매체 기자는 “원작인 조선일보 칼럼처럼 낮은 대통령 지지율을 걱정하며 소통부재를 다루긴 했으나 너무 흥미위주로 흘렀다” 며 “이런 보도는 자제해야 하는데 인터넷 용이라 간과한 듯싶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민영방송 기자도 “가십성 기사가 흔한 일본에서 이 정도는 농도 짙은 기사에도 못 낀다”며 “다만 황색신문이라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데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정부 대응은 이런 산케이의 잘못을 덮을 만큼 큰 오판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내에서 산케이와 각을 세우고 있는 한 일간지 기자는 “산케이는 별 영향력이 없는 매체”라며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서울지국장의 인터넷용 기사 덕에 언론계 독립투사로 재조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 판단 잘못으로 보도 공정성 논란이 아닌 언론자유 문제로 흐르고 있음을 안타까워한 것이다. 산케이의 조간신문 발행부수는 요미우리(1,000만부), 아사히(750만부), 마이니치(350만부) 등 주요 일간지에 비해 가장 적은 160만부 정도에 그친다. 2009년부터 경영난을 겪으면서 자극적인 기사로 존재감 높이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케이 사태로 한일 관계 악화뿐만 아니라 언론자유의 관점에서 한국에 악영향을 끼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일본 정부가 유감을 표하고, 일본기자클럽은 “자유로운 기자 활동을 위협하는 것”이란 성명을 낼 정도로 일본에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서방 통신사 기자는 “이젠 보도 내용은 문제시 되지 않는다”며 “한국이 검찰을 동원해 힘으로 언론을, 그것도 외신을 탄압하려 한다는 이미지가 국제사회에 자리잡게 됐다”고 지적했다. 유춘식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은 “걱정스러울 뿐”이라고 외신들의 비판적 분위기를 전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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