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등은 100년 대백 성장통… 고객 성원에 보답할 것"
70년간 지역민 사랑으로 성장… 동성로 본점은 지역상권 기둥
전국 유일의 향토백화점인 대구백화점이 올해 창업 70주년을 맞았다.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부산의 유나백화점과 광주의 가든백화점이 문을 닫았고, 2010년에는 대구의 동아백화점도 이랜드그룹에 넘어갔다. 대백은 롯데와 현대에 이어 곧 신세계백화점 등 국내 백화점 ‘빅3’ 모두와 유통전쟁을 치러야 할 형편이다. 구정모(62ㆍ사진) 대구백화점 회장을 만나 유통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방안과 경영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_대백이 올해 창업 7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2대 주주의 경영권 분쟁 등 많은 진통과 고난을 헤쳐 나왔는데.
“70년간 기업을 유지, 발전시키면서 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임직원의 협력과 지역민들의 변함없는 사랑으로‘100년 대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2년간 CNH리스 측이 당사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 경영권 분쟁이라는 사태로 번지면서 경영에 어려움도 있었다. 앞으로 고객, 주주, 지역민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_현재 대백이 직면한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대구지역 유통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다. 롯데와 현대에 이어 신세계가 2016년 대구에 진출할 예정이다. 대백은 대규모 점포와 차별화 정책으로 경쟁을 할 방침이다. 식품관과 생활관은 리뉴얼 및 확대로 비패션 부문 대구지역 1위를 지키고 있다. 또 브리, 프라텔리로세티, 마리나야팅 등 직매입 해외브랜드사업 확대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고 지속적으로 단독상품을 확대, 백화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
_국내 빅 3 백화점에 맞설 히든카드가 있나.
“신세계가 진출하면 대구지역에는 백화점이 7개로, 점포 1개당 이용 인구수가 35만7,000명이 된다. 7대 도시 중 가장 적다. 백화점의 포화 상태는 대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끼치게 될 것이다. 대백은 차별화 상품 개발과 직매입 해외브랜드사업 확대, 유통채널 다각화로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_대백은 지방에서 유일하게 살아 남은 향토백화점이다. 그렇지만 빅3와 비교할 때 마케팅이나 해외 명품 브랜드 유치 등에서 밀린다는 평가가 많다. 날이 갈수록 애향심 마케팅도 효과가 줄어들텐데.
“대백은 대구에서 뿌리를 내려 성장하고 대구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밑거름이 됐다. 70년간 지역민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현재의 대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장래 계획은 수익 경영, 독자적인 상품 개발, 슈퍼사업의 확대, 문화마케팅 활성화 등으로 대백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_동성로점의 위치가 애매하다는 지적이 많다. 프라자점이나 현대처럼 명품 매장도 애매하고, 젊은층 중심의 중저가 점포로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은데.
“본점은 1969년 개점 이래 대구의 중심인 동성로에 자리 매김하고 있다. 본점은 대구백화점의 출발점이고 모(母) 점포라는 상징성도 있다. 46년간 한 자리에서 영업한 이 점포는 지금도 동성로 상권의 기둥이 되고 있어 백화점 업태를 그대로 유지할 생각이다. 비패션 MD강화, 본점 주변 개발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 본점의 방향성을 정립하고 있다.”
_최근 수입 브랜드의 전국화를 위한 유통채널 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지난 2012년 들여온 ‘브리(BREE)’도 성적표가 별로라는 지적이 있다.
“브리의 경우 지난 3년간 마켓테스트 기간을 가졌다. 공격적인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브리 특성상 고객이 직접 사용하면서 체험, 아이덴티티를 구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고객들이 브리에 눈을 뜨면서 매년 30∼40% 성장했다. 내년부터 브리를 전국으로 유통할 계획이다.”
_식품관 리뉴얼을 통해 프리미엄식품과 신선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도가 높다.
“대백프라자는 6월 푸드코트, 7월 슈퍼마켓존에 이어 즉석조리를 판매하는 델리매장도 식품관에 오픈했다. 친환경 및 유기농 농산물 등 웰빙 신선식품 매장을 대폭 넓혔고 완전조리 및 반조리 등 시간 절약형 상품을 늘렸으며 쇼핑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즉석 델리 상품군 18개에서 36개로 확대했다.”
_대백의 미래를 말해달라.
“단기 과제는 수익성 확보다. 기존 백화점 점포 2곳은 점포별 컨셉을 명확히 하고 필요한 시설투자와 함께 차별적 지위를 확보할 생각이다. 2015년 역세권에 포함되는 프라자 점포의 주변 개발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확장을 준비하는 등 고객 흡수 전략을 다양화하고 있다.”
김강석기자 kimksuk@hk.co.kr
●약력
-연세대 졸업
-TBC 대구방송 이사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
-대구 아트스퀘어 조직위원장
-국민훈장 석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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