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새 2배 증가해 900건 넘어
바다 성묘 위한 선박 운행하기도
인천 앞바다에서 화장 분골을 뿌리는 ‘해양장’이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공항과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인천대교 부근은 찾기 쉽다는 이유로 유족이 몰려 ‘명당’자리로 알려졌다.
23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앞바다 해양장 횟수는 2003년 551회를 기록한 이후 매년 증가해 2012년 1,001회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913회로 약간 줄긴 했지만 10년 전에 비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해양장은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인천대교 인근 19번 부표와 23번 부표
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항로표지 부표를 중심으로 해양장이 이뤄지는 것은 유골을 뿌린 지점을 유족이 쉽게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양장을 운영하는 유선업체는 주말이나 명절이면 유족이 ‘바다 성묘’를 갈 수 있도록 선박 운항을 특별편성하기도 한다.
해양장이 이처럼 급증하자 인천시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환경 점검에 나섰으나 유해성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인천시 의뢰를 받아 환경영향 평가를 실시한 한국해양연구원은 “바다에 유골을 뿌린 해양산분지점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 중금속이나 인(P)의 용출량에서 해양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법률 검토에서도 유골을 폐기물로 단정할 수 없고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점을 고려할 때 규제 필요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양장이 더욱 늘어나면 해양 환경 오염이 있을 수 있고 안전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인천시도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해양산분 행위의 위법성 여부가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규정돼 있지 않고 관습상 인정되는 행위여서 규제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면서 “그러나 매장을 선호하는 과거와 달리 장례문화에 변화가 생기면서 해양장이 급격히 늘고 있어 관련 규정 손질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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